[종합①]'2개월간 유시진으로 산' 송중기, 가장 맘에 든 대사는?['태후' 종영 기자간담회]
2016-04-16 00:00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약 2개월 동안 많은 여성 팬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배우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를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많은 남성들에게는 적(?)이자, 모든 여성들에게는 ‘워너비 남자친구’인 유시진을 연기한 송중기는 이제 ‘태양의 후예’를 통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배우가 됐다.
송중기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그랜드 볼룸홀에서 ‘태양의 후예’ 종영 기념 미디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송중기는 “드라마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작품하면서 기자님들을 이렇게 많이 뵌 건 처음이다. 그만큼 많이 사랑 해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감사드린다”고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을 일으킨 만큼 기자간담회에서는 송중기를 향해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 1시간이 모자를 정도였다.
먼저 송중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태양의 후예’ 결말에 대해 “만족한다”고 언급했다. 송중기는 극중 태백부대 소속 모우루 중대 중대장이자 알파팀 팀장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태양의 후예’에서 ‘불사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죽음의 위기에서 여러번 살아났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15회를 시청하면서 정말 많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는 언어의 마술사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가 김원석 작가와 공통 집필을 맡았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는 일인자다. 많은 시청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대사들이 많았다. 송중기 역시 극중에서 명대사들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무 오글거리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개인적으로 ‘태양의 후예’를 촬영하고 대본대로 연기하면서 오글거리는 느낌을 많이 느끼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들이 시청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오글거리게 느끼실 수는 있겠지만 제가 가진 제 색깔로 잘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대사가 누군가에게는 오글거린다고 들리지만 제가 그렇게 안 하면 되는거다. 잘 버무리면 되는 것 같다”며 대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깊은 애정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기도 했다. 송중기는 “제가 극중 강모연(송혜교 분)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니까’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부분이 매력있더라. 또 15회 엔딩에서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라는 대사는 많이 나왔지만 감정이 다르더라. 그래서 색다르게 느껴졌다. 똑같은 대사로도 여러 가지 감정이 설정 된다는 것에 감탄했다.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또 송중기는 극중에서 송혜교와의 첫 키스 장면인 일명 ‘와인키스’ 촬영 당시 고민했었던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와인키스 장면은 솔직히 걱정됐다”며 “감정이 붙을까?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제 걱정이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면서 “대중들은 빠른 전개를 좋아하시더라.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괜한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는 눈에 보이는 기록들이 많다. 특히 시청률 부분에서는 최근 안방 극장에서 보기 힘든 시청률인 30%를 훌쩍 넘는 기염을 토했다. 높은 시청률과는 별개로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작품 들어가기 전 제작사 대표님과 매니저 형이 마치 짠 것처럼 같은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어렸을 때 보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드라마가 있지 않느냐. 그런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스탭들도 열망이 있다는 걸 느꼈고, 좋은 대본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에게 더욱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송중기는 특히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다. 그가 하는 멜로는 모두 호평과 함께 흥행에도 ㅅㅇ공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영화 ‘늑대소년’과 ‘태양의 후예’까지. 송중기는 다양한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멜로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송중기는 “어떤 장르든, 역할의 크기든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성균관 스캔들’이나 ‘뿌리깊은 나무’나 영화 ‘늑대소년’은 배우 송중기라는 사람에게 많은 걸 깨우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이든 주인공이 아니든 내 역할을 잘 표현한 것에 있어서 칭찬을 받고, 어떤 의견이든 피드백이 다양하게 많이 왔을 때는 정말 기쁘더라. 앞으로도 주어진 역할에 큰 매력을 느낀다면 다른 것들은 2~3번째 요인이 될 것이다. 아직 젊은 배우기 때문에 더 다양하게 연기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꼭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서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 저는 연기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일단 하고 싶었던 장르를 벌써 하나 이뤘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중기는 “영화 ‘군함도’다. 일제 시대 배경을 하고 싶었는데 찰나에 좋은 기회가 왔다. 개인적으로는 하나 이룬 셈이다”라며 “또 서늘한 느낌의 역할을 해보고싶다. 제 안에도 그런 면이 있다고 느낀다. 서늘한 장르, 스릴러라고 볼 수 있는데 내면의 서늘함을 표현해낼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웃었다.
이제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에게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게 됐다. 그는 드라마에 보내준 대중들의 사랑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송중기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태양의 후예’를 끝내고 다음 작품도 하겠지만, 항상 제 색깔 잃지 않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