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청송 농약소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를 앞두고 음독 사망한 70대 마을주민 A씨의 자살 경위를 밝히는데 집중키로 했다. 지난달 9일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직접 범행과 연관됐는지 따지겠다는 판단이다.

최병태 경북 청송경찰서 수사과장은 4일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누군가 A씨에게 강제로 독극물을 먹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자살로 추정하고 그가 음독한 이유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8시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주민 A씨(74)가 자신의 축사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A씨의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농약소주 사건에 사용됐던 농약인 '메소밀'과 같은 성분이 나왔다.

A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망 당일 경찰에 소환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A씨의 아내는 앞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은 터였다.

경찰 측은 A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5∼6시간 앞두고 음독한 만큼 그가 범인이었다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한편 '청송 농약소주 사건'은 지난달 9일 오후 9시 40분께 현동면의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들 중 이장 박모씨(62)와 전 이장 허모씨(68)가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사건이다. 박씨는 같은 달 10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