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핵무장·주한미군 철수 '돌출 발언에 난처한 외교부

2016-03-31 08:00
정부, "트럼프 등 미국 대선후보 캠프·싱크탱크 접촉…대외정책 면밀히 모니터링"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가 쏟아내는 '막말' 때문에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가 주장한 '한국의 독자 핵무장 허용'이나 '주한미군 철수' 발언들은 기존 한미동맹 기조를 한참 벗어난데다 동맹국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말들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를 비롯해 다양한 후보들과 접촉을 진행중인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한미동맹의 공고함에 대해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조 대변인은 "각 후보 캠프에 자문을 제공하는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그룹, 말하자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미 상·하원의원이나 정부 및 재개인사들을 대상으로 접촉 강화를 진행중"이라고 상세하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사진=CNN 뉴스 캡처]


이어서 "각 후보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책 방향 등을 파악하고, 우리 외교 정책에 대한 입장 전달 등을 통한 '아웃리치'(접근) 노력을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추진 경과 및 진행 상황, 주요 후보들의 대외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가 제기한 안보 무임승차론과 관련해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정부는 한미연합 방위력 유지 강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 제공을 위해 기여와 역할을 해오고 있다"면서 "미 행정부와 의회를 포함한 조야에서도 동맹국으로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의 핵무장 허용 가능성 발언에 대해서도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일관되고도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어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도 비핵화 관점에서 한반도 미래에 관한 관점은 변한 게 전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한미 동맹을 흔드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불쾌한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달 공관장 회의차 일시 귀국한 안호영 주미대사도 미 대선과 관련 "직원들에게 발언에 각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사는 관훈클럽이 개최한 '관훈 초대석'에서도 "(미 대선 경선에 참여중인) 각 캠프의 주요 이슈 파악, 각 캠프의 컨택포인트(접촉선) 확보 등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