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경영권 분쟁에 최소 50억원 지출
2016-03-30 07:45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이후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과 언론 홍보전 등에만 최소 50억원이 넘는 사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회사명 에스디제이)은 지난 25일 신동주 전 부회장 개인으로부터 11억4000만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명목은 회사 운영자금, 이자율은 0%이며 상환 기일은 2018년 11월 9일까지다.
SDJ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서 경영권 탈환에 나서기 위해 자신 이름의 앞글자를 따 세운 회사로, 신 전 부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작년 11월 9일 SDJ 이사회가 3억원의 차입을 의결한 이후, 지금까지 SDJ는 네 차례에 걸쳐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모두 50억4000만원의 운영자금을 빌린 상태다.
등기상 SDJ의 업종은 전자·생활제품 무역업·도소매 등으로 기재돼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SDJ로서는 재원을 전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개인 재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신 전 부회장의 사재로 마련된 운영비의 대부분은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지출됐다.
SDJ측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과 관련, SDJ는 현재 사모투자펀드회사 '나무코프'와 계약을 맺고 자문을 받고 있다. 이 나무코프의 회장은 SDJ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이다.
민 고문를 제외하고, 정혜원 상무와 지난해 11월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권종순 전무 등 SDJ 소속 임직원 7명은 직접 SDJ로부터 월급을 받는다.
특히 이들 SDJ 인사들 모두 민유성 고문과 직장 경력과 학연 등으로 얽힌 측근이다.
정 상무는 산업은행 홍보팀 출신으로, 산은지주 회장 출신인 민 고문이 영입했고 서강대 경제학과 74학번인 권종순 비서실장은 같은 학교 같은 학번 경영학과 출신 민유성 고문과 동기다.
SDJ 경비의 상당 부분은 법률자문료로 지출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동생 신동빈 회장과 롯데 계열사 등을 상대로 무려 8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소송 업무는 법무법인 '양헌'과 '두우'가 나눠 맡는데 각 법무법인의 김수창, 조문현 대표 변호사와 다수 변호사가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만큼 수임료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수창, 조문현 변호사 역시 민 고문과는 '경기고 동창'이다. 이 밖에 SDJ는 현재 웨버샌드윅에 홍보대행 업무를 맡기고 있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그랑서울 빌딩에 사무실을 빌려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목돈이 계속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돈으로 경영권 분쟁을 치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앞서 소송 과정 등에서 여러 차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앞세운 바 있지만, 작년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법정 대리인) 지정이 신청된 이후로는 신 총괄회장의 개인 재산 등에 접근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민유성 고문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소 3년간은 경영권 분쟁이 더 지속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SDJ가 이미 5개월새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빌렸으니 앞으로 신 전 부회장이 최소 300억원은 더 사재를 털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