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F-35A 격납고 건설사업 비리 의혹…평가위원 전원 물갈이

2016-03-29 14:5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F-35A 전투기 40대를 들여오는 차기전투기(FX)사업에서 업체들의 금품 로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확인, 국방부가 심사위원을 대폭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주 DB]

29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곳의 국내 경쟁업체가 2400억원 규모의 전투기 격납고 건설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업체 선정을 결정하는 현역군인 등 평가위원들을 접촉한 사실이 국군기무사령부에 의해 포착됐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위원 68명 가운데 영관급 이상 장교들로 이뤄진 내부 위원 40명을 상대로 접촉을 시도했으며, 일부 로비를 벌인 것으로 판단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사 관계자가 군사시설 설계·시공 심의 권한을 가진 국방부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1명을 수차례 만났고 B사 관계자는 다른 위원 1명을 수차례 만났다는 첩보를 국군기무사령부가 입수했다는 것이다.

A사와 B사는 2400억원 규모의 F-35A 격납고 건설사업을 수주하고자 고위급 예비역을 영입해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현역 위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을 수 있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기무사의 보고를 받은 국방부는 F-35A 격납고 건설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차단하고자 최근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68명 가운데 외부 인원을 제외한 40명을 전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업체 관계자를 접촉한 국방부 심사위원들이 실제로 금품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심사위원의 대폭 교체는 예방 차원의 선제적인 조치로, 사실관계를 떠나 의혹 자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사위원 교체에 따라 F-35A 격납고 건설사업자 선정 일정도 일부 연기됐다"며 "F-35A 전력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체적인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은 임기가 1년이며 군사시설 건설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작업을 할 경우 20명이 뽑혀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3박 4일 동안 설계도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자체 조사에서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건설업체를 징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비위 사례가 발견되면 업체에 대해서도 감점 부과와 같은 응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규정상 현 상황에서는 사업에서 업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