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라카 원전을 가다
2016-03-29 12:00
지난 2010년 공사 시작.…내년 1호기 준공 예정
1~4호기 준공 이후 UAE 전력공급 20% 차지할 전망
1~4호기 준공 이후 UAE 전력공급 20% 차지할 전망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한국전력이 2010년 1월 공사를 시작한 이후 내년 1호기 준공을 앞둔 바라카 원전 현장을 지난 23일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 최초의 해외원전사업 현장을 확인하는 일은 긴 여정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원전은 아부다비에서 출발해 버스로 3시간여를 달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바라카 원전의 각 출입문들은 현장을 출입하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국 현장관리 인력을 태운 현대 산타페부터 공사 기자재를 실은 인도 타타모터스의 덤프트럭 등이 뒤섞여 장관을 이뤘다.
현지 한전 관계자는 “원전 자체가 국가 보안 시설이기 때문”이라며 “현장 인력은 물론 드나드는 모든 차량과 인원에 대한 검색에 예외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UAE 바라카 원전 1호기에 대한 첫 인상은 거대한 돔구장을 연상케 했다. 이날 안내를 맡은 최성환 UAE원자력본부장은 “올해 1호기 최초 핵연료장전을 거쳐 2017년 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라며 “한국형 원전인 APR1400 4기(5600㎿)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달 현장에서 1호기 핵심설비 건전성 시험 착수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며 “이로써 한전의 UAE원전사업은 1호기 준공까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UAE원전 1~4호기 종합공정률은 약 61%(2016년 1월 기준)으로 2호기는 지난해 원자로를 설치해 기기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 본부장은 “2, 3, 4호기도 내년 1호기 준공 이후 1년 단위로 준공돼 UAE 발전용량의 약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이한 점은 1호기 왼편으로 2호기, 3호기, 4호기 순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경서 공사관리부장은 “글이나 숫자 등을 우리와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편으로 읽어나가는 아랍 문화권이기 때문”이라며 “현지에서 공사를 하는 이상 UAE의 문화를 물론 각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UAE 바라카 원전은 인기척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사막에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한전과 기술진들에 의해 작은 도시가 만들어졌다. 현지에서 만난 현장 관리자는 “한전을 비롯한 한국 기술관리 인력 2900여명이 UAE에서 원전 건설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여기에 1만7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힘을 합쳐 작은 지구촌에서 사막의 기적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전은 바라카 원전을 통해 UEA에 3세대에 걸쳐 전기 생산력을 제공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이희용 원전수출본부장은 “발전소 수명이 60년이니까 수명 연장을 하면 100년 사업”이라며 “건설에 10년이 걸리고 문 닫을 때까지 100년이면 지속가능성에 따른 파급 효과는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UAE정부 및 UAE원자력공사(ENEC)의 한국 기술진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이다. 알리 알 자비 ENCE 건설총괄책임자는 “한전이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는 우수한 공정률로 세계 최고 품질 원전을 짓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원전 건설 뿐만 아니라 한전이 제시한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우수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