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식량위기] 글로벌 식량위기 눈앞…국가간 공조로 위기 극복해야

2016-03-28 16:01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기후변화, 인구증가 등으로 세계적인 식량부족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가뭄, 태풍, 홍수 등 이상기온이 점차 늘고 있어 곡물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는 갈수록 늘고, 굶어죽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량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8일 세계기상기구(WMO),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은 0.7℃ 상승했다. 47년간 바다 표층수온도 1.2도가 높아졌다. 이대로라면 21세기 말이면 현재보다 평균기온 6~7℃, 강수량 20%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엘니뇨·라니냐 등 이상기온에 따른 가뭄으로 남·북 아프리카의 작물 생산이 크게 줄고, 중미와 카리브해 지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페루 앞바다 해수온도가 내려가는 라니냐 현상으로 미 곡창지대에 비가 줄면서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라니냐가 관측된 2006∼2007생산년도에는 미 옥수수 수확량이 5% 줄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발표한 '세계기아지수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7억9500만명이 기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세계인구 9명 중 1명은 충분한 먹을거리가 없어 매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만 5세 이하 유아는 4명 중 1명꼴인 1억6100만명이 만성 영양결핍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급성 영양결핍 상태인 유아는 5100만명에 달했다. 매년 평균 전체 유아사망 절반정도인 310만명 정도가 영양실조 때문에 사망했다. 영양실조와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인구의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다. 기아지수가 최고 점수인 '50'에 가까울수록 굶주림 문제가 심각한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46.9로 가장 높았다. 차드(46.4), 잠비아(41.1), 동티모르(40.7), 시에라리온(38.9), 아이티(37.3), 마다가스카르(36.3), 아프가니스탄(35.4) 등 8개국은 기아지수 35 이상의 '우려대상' 국가로 꼽혔다. 

우리나라도 식량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곡물 자급률은 20%대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9.8%, 곡물자급률은 24.0%로 나타났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경우 약 9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곡물자급률이 95~240%에 이르는 미국‧독일‧호주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자급률은 위험한 상황이다. 식량자급률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2위로 거의 꼴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식량위기가 개별 국가가 아닌 국가 간 공조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조언한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농업 부문의 연구개발과 투자에 협력하고, 농업생산성이 낮은 개발도상국 등 지구촌 빈곤지역을 위한 공헌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