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키워드 ① 무소속] ‘무소속’이라 쓰고 ‘복당’이라 부른다
2016-03-22 03:22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대 국회를 책임질 금배지 숫자는 이미 확정됐다. 지역구 253명·비례대표 47명. 19대와 숫자는 동일하나 국회의원 명부(名簿)는 예측불허다. 당초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유력했으나 현역 탈락이 속출하면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재편된 것이 최대 변수다. 이번 총선이 ‘다당제(多黨制)’ 정계 개편의 분기점이 될 것인가. 오롯이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4·13 총선 성패를 좌우할 주요 키워드를 골랐다. 국민의 선택에 일조했으면 한다.<편집자 주>
‘잠시 당을 떠나려 한다’
최근 당의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 탈당을 선언한 현역 의원들은 열에 아홉은 ‘시한부 탈당’을 공언했다.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에게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내가 사람을 잘 본 것”이라고 했다. 어차피 돌아올 배를 타고 떠난 이들을 향한 조소(嘲笑) 어린 확신이다. 과연 그러할까.
영남지역은 탈당 후 무소속 후보들로 인해 초유의 ‘여-여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새누리당 공천 후보와 컷오프 된 무소속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결국 사실상 ‘여당’이다. 현재까지 여당 공천에서 탈락 현역 1호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이 무소속 출마했고, 친유승민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도 뒤를 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유승민계 김희국(대구 중·남)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도 23일까지 지켜본뒤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다. 울산에선 3선 강길부(울산 울주), 박대동(울산 북구) 의원도 ‘무소속 울산연대’를 고민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김종인표 공천’에 항거한 탈당 행렬이 셀 수 없을 정도다. 탈당 의원들 대부분은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한 반면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6선의 이해찬(세종시)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 김종인 대표에 정면 항거했다.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고, 같은 당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실제 18대 총선에서 친이계에 의해 대거 공천 탈락한 이들이 꾸린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는 각각 13석(지역구 5석, 비례대표 8석)을, 지역구 12명을 배출한 뒤 합·복당 수순을 밟았다. 김무성 대표조차 친박 무소속 연대로 복당한 당사자다. 이해찬 의원 또한 무소속 출마와 동시에 당선 후 복당할 뜻을 밝힌 상태다. 다만 무소속 후보자들의 복당의 전제 조건은 결국 ‘당선’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