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리운전 출발 전부터 '시끌'

2016-03-21 13:41
기존 대리운전업계 반발 속 대리운전기사 수수료 놓고 의견 분분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내던진 지 4개월여가 지나고 있지만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모바일 대리운전기사 호출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의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기존 대리운전업계 간 '밥그릇 싸움'에 대리기사들도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카카오 측이 제시한 수수료 책정을 둘러싸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20일 "카카오 측이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내비게이션 사용료도 받지 않겠다는 방침에 일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운행 수수료 20%는 아직까지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리운전은 경제적 취약 계층의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실질적인 수준에서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카카오드라이버는 콜센터 방식이 아닌 P2P(개인간) 접촉 방식이기 때문에 중간비용을 충분히 절약할 수 있다"며 "운행 수수료 20%를 최소 3~4%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카오도 수익을 내기 위한 사기업이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횡포를 부렸던 것처럼 '잘못된 대리운전 시장'에 편승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다른 우려의 시선도 내비쳤다.

반면,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관계자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로 합리적인 정책이 대리운전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면서 "대리운전기사의 처우개선은 더 나은 고객 서비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기존 대리운전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대리운전협회 소속 회원 70여 명은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동 로엔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서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 결사반대'라는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또 지난 7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대리운전업체 사장단연합회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리운전상생협의회'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저항에 들어갔다.

서울 영등포에서 대리운전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53)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선언은 대자본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마구잡이로 소상공인 영역에 진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재 카카오 드라이버 담당 매니저는 “기존 대리운전 업계의 높은 운행 수수료를 낮추고 대리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다수의 대리기사들이 우리 측의 시장 진출에 대해 반기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운행 수수료 20%에 대해서는 “보험료나 내비게이션 사용료까지 없앴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과는 확연히 다른 조건을 내건 것"이라면서도 ”서로간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