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태근 요하닉스 디자이너, 중국·중동 찍고 한국 찾은 이유는?
2016-03-18 14:5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화권에 진출하는 패션브랜드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중국과 중동에서 쌓은 인지도로 국내에 진출한 한국 디자이너가 있다. 김태근 요하닉스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년 가을·겨울 시즌 컨셉코리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근 디자이너를 최근 서울 청담동 요하닉스 지사에서 만났다.
이날 김태근 디자이너는 "해외에서 패션쇼를 이렇게 빨리할 줄 몰랐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같이 다녀올 수 있었다"며 "디자이너가 해외 바이어나 언론 매체에 대한 고민 없이 옷에 100% 열중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디자이너로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김태근 디자이너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미치코코시노(2006년), 발망시니어(2009년) 등 오뜨쿠튀르 성향이 강한 브랜드에서 일해온 김 디자이너는 "공장이 아닌 '공방'에서 옷을 만들면서 생산 라인에 대한 걱정이 없어 디자인작업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영국 런던이나 한국은 인건비가 너무 비싸,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임금이 저렴한 중국에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매출 비중 역시 해외 시장이 95%를 차지한다. 중국이 50% 정도이며, 이 외에도 스웨덴·러시아·이집트·쿠웨이트 등에서 인기다.
지난해 한국에 처음으로 옷을 선보여 국내 시장 매출 비중은 아직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합리적인 가격대의 세컨드 라인 '와이요하닉스'도 지난해 10월 론칭했다.
요하닉스의 가장 큰 특징은 비즈, 자수 등을 활용해 섬세한 의상 디테일을 표현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패턴과 디테일, 실루엣을 개발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는 "후가공된 가죽, 쿠튀르 방식의 비즈, 금속성 실을 이용한 자수, 자체 개발한 프린트 등을 활용해 의상을 만든다"며 "스팽글이 촘촘히 박힌 의상의 경우, 스팽글을 수작업으로 다는 데에만 3일 밤낮을 모두 쏟아부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디자이너가 이토록 자신의 색깔을 담은 의상을 만드는 데는 요하닉스를 하우스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는 하우스 브랜드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하우스 브랜드는 단순히 퀄리티를 갖췄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역사도 있어야 한다"며 "30년, 50년 계속 디자인을 하면서 한국의 하우스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