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 ISA의 그림자-1] 수익률 사실상 예·적금보다 못하다
2016-03-13 15:20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수익률이다. 저금리 기조로 예·적금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ISA가 어느 정도 수익률이 나와야 이득인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1.63%에 불과하다. '정기적금'도 평균금리가 1.84%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 ISA가 저금리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단비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때문에 금융상품 수익률이 워낙 낮은 데다 수수료까지 떼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 예·적금보다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상품 통합 비교 공시 사이트인 '금융상품한눈에'를 보면 3년짜리 정기적금에 월 100만원씩 총 3600만원을 부었을 때 우리은행 우리웰리치100적금의 금리 2.15%로 세후 이자 100만9490원을 챙길 수 있다.
KB국민은행 직장인우대적금와 KEB하나은행 행복투게더적금은 금리가 각각 2.10%로 세금을 제하고 98만6013원의 이자가 주어진다. 신한은행의 S드림 적금은 이율이 1.50%로 세후 이자가 70만4295원이다.
ISA에 3년간 3600만원을 투자해 총 3% 수익을 거뒀다면 이자로 108만원을 받게 된다. 이자소득의 200만~250만원 이하는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15.4%의 이자소득세가 따로 붙지 않는다. 우리은행의 적금 상품보다 8만원 정도 이득을 보는 셈이다.
하지만 수수료를 감안하면 적금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상품별로 부과되는 수수료가 비과세 혜택을 상쇄시키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신탁형 상품의 경우 예금은 연 0.1%, 펀드는 연 0.2%, 주가연계증권(ELS)·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은 최고 연 0.8%의 수수료를 받는다. 일임형은 1.0~1.5% 수준에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신탁형 ISA 수수료는 예금 0.1% 펀드 0.1~0.3%, ELS 0.7%, ETF 0.5~0.7%다. KEB하나은행의 신탁형 상품 수수료도 국민은행과 같은 연 0.1~0.7%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신탁형 예금은 연 0.1%, 펀드는 연 0.1∼0.2%, ELS는 연 0.5%, 주식형 ETF는 연 0.8%로 각각 책정했다. 우리은행도 연 0.1~0.8% 수준이다.
예금과 펀드, ETF를 똑같은 비중으로 각각 1200원씩 나눠 ISA 상품을 구성하면 3년간 14만원 안팎의 수수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ELS, ETF 등 고위험 상품군의 비중이 높다면 수수료가 올라가고, 예금 비중이 크면 반대로 수수료가 낮아진다.
특히 일임형 ISA 경우 수수료가 신탁형보다 더 높기 때문에 수익률도 그만큼 높게 나와야 예·적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시중은행의 적금 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ISA가 최소 4% 이상 수익률을 기록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ELS, ETF 등 고위험 상품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원금 손실 우려로 예·적금 등 안전 상품의 비중을 올리면 이들 상품의 금리가 연 1%대로 낮은 수준에 불과해 적금을 붓는 것보다 못하다.
반대로 ELS나 ETF 비중을 올리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수수료도 오르고 원금 손실 우려까지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률의 위험이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ELS, ETF 등 고위험 상품의 비중을 높여 담는 것이 방법이지만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ISA 계좌에서 발생하는 전체 수익금 가운데 비과세 대상은 소득 수준에 따라 200만∼250만원뿐이다. 나머지 수익에 대해선 9.9%의 세율로 분리 과세되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