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사회 제재에 '미사일 발사·남측 자산 동결' 맞대응

2016-03-11 08:00

아주경제 김동욱·강정숙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2270호)에 이어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하자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나흘째인 10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또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모든 합의는 무효이며 남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 정부는 신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보내 대북 제재 방안등 양국 공조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 북한, 미사일 쏘고 남측 자산 동결 선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20분께 황해북도에서 강원도 원산 동북방 북한 지역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을 미국으로 보내 대북 제재 방안등 양국 공조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아주경제 DB]


이들 탄도미사일은 황해북도 황주군 일대에서 발사돼 약 50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원산 앞바다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도 않고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오후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시각부터 북남사이 채택 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들을 무효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조선괴뢰패당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업지구 가동을 전면중단한 것만큼 우리는 우리 측 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들과 관계 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응해 지난달 11일 기습적으로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면서 남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연일 '핵위협'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한국 정부의 연이은 대북 제재에 맞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 대북제재 관련 미국측과 협의는 계속

같은 날 우리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북제재 국면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에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도발을 국제사회에 환기시키고,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를 축적함으로써 추후 제재의 근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으로 출발한 우리 측 신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서 안보리 결의 이행 방안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서도 폭 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은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양자 협의를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김 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 '데뷔 무대'인 이번 방미 협의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도출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잇따라 독자제재 방안을 내놓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새 대북제재 강화법에 따른 대통령 행정명령을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 발동할 것으로 알려져 발표 직전 한미 간의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