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12] ‘오너 vs 전문경영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vs 김용복 NH농협생명 사장
2016-03-08 17:42
하지만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오너 경영인이고, NH농협생명은 김용복 사장이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은 서로 다른 부분이다.
신 회장은 오너 경영을 통해 좀더 장기적인 전략을 펼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고,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의 인수 후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은 김용복 사장은 농협의 생명보험 사업 기반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 장기 경영전략 ‘뚝심’, 신창재 교표생명 회장
신 회장이 취임할 당시 교보생명은 IMF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거래하던 대기업이 연쇄 도산하면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그 여파로 2000년에는 무려 254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신 회장은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했다. 먼저 잘못된 영업관행을 뜯어고치고 영업조직도 정예화했으며,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해 경영효율·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이처럼 교보생명이 꾸준한 내실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신 회장의 ‘멀리 보는 경영’이 약효를 발휘했다는 점이다. 오너 경영에 의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2년 9월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비과세 혜택 폐지를 앞두고 고객이 몰리는 상황에서 다른 생보사들은 즉시연금 판매에 열중했지만, 신 회장은 장기적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며 즉시연금 은행창구 판매를 중단시켰다.
심각한 저금리 기조에서 장기적으로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임기내 성과가 중요한 전문 경영인들로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결정이지만, 오너 경영체제의 교보생명으로서는 충분히 가능했다.
중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도 눈에 띈다. 저축성보험에 몰두하는 다른 생보사와는 달리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종신보험, CI보험 등 보장성보험 비중이 50%를 넘고 단기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고객 경영 최우선, 김용복 NH농협생명 사장
김용복 사장은 NH농협생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보장성비율 확대, 해외투자·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 자산 다변화와 자산배분 프로세스 선진화로 운용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보험산업 환경변화에 대비해 리스크관리 역량, 경영체질 등 모든 프로세스 재설계를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다.
김용복 사장이 NH농협생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역량은 농협이라는 조직 내에서 다년간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1982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김용복 사장은 심사실장을 거쳐 광양시지부장, 전남지역본부장을 지내며 농협을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역본부장을 지내며 지역조합을 비롯한 농민들과의 왕성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 경영을 몸소 배워온 장본인이다.
이후 개인고객본부 경 기업고객본부장을 거쳐 NH농협은행 여신심사본부장을 역임하며 금융인으로서의 노하우를 쌓아 나갔다. 농협이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 직에 앉은 김용복 사장은 생명보험사업의 튼실한 기초 공사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출범 2년 만에 삼성, 한화, 교보에 이어 4번째로 CCM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서비스품질우수기업인증 획득에도 성공했다. 고객 경영이 최우선이라고 여기는 경영 마인드가 빛을 발휘한 셈이다.
김 사장은 이같은 흐름을 올해도 계속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올해 경영목표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기반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보험업계가 가격과 서비스를 통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진입하는 만큼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험손익의 확대 △자산운용의 고도화 △경영인프라 선진화 △미래경쟁력 기반 구축 등 4대 중점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보험손익의 확대를 위해 보장성 보험의 확대를 통한 위험률차 이익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판매채널의 효율화를 통해 최적의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