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방성빈 행장의 '부산銀 몸집키우기' 전략은?

2024-01-20 07:00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사진=BNK금융지주]

방성빈 BNK부산은행장이 부산은행을 '독보적 중견은행'으로 키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올해 수익 창출과 함께 건전성 관리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방성빈號 원년…내부통제·내실다지기에 집중
지난해 4월 취임한 방 행장에게 2023년은 내부통제를 정리하고 신뢰 회복에 방점을 둔 시기였다.

BNK금융이 지난해 연이어 불거진 횡령사태 등 그룹 문제로 험난한 한 해를 보낸 만큼 방 행장에게 내부통제는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인사·조직개편 과정에서 금융권 최초로 내부통제 전담 부서인 윤리경영부를 설치했다. 일부 특수직을 제외한 장기 근무 임직원은 전원 전보조치하는 등 내부통제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경영 쇄신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산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9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7% 늘었다.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충당금 선제 적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관리와 자산성장으로 이익이 증가했다.

수익성 제고는 여신(대출) 성장에 기인한다. 올 3분기 기준 총여신은 56조6226억원으로 전년말(52조5846억원)과 비교해 7.6% 증가했다. 우량차주 중심의 여신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1년, 2025년 총자산 100조 도약 박차
방 행장은 임기가 끝나는 2025년 3월까지 부산은행을 자산 100조원의 중견 은행으로 키운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80조원이다.

금융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자산 규모를 늘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만 보더라도 부산은행은 지난해 6월 말 총자산은 91조원이었지만 3개월 만에 1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시중은행이 자본력을 앞세워 비수도권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취임 후 매일 부산 지역의 거래처와 영업점을 직접 찾으며 '부산은행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고객 중심 경영'을 기업 운영의 핵심 가치로 여기고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글로벌, 부산은행 성공 위한 두 축으로
방 행장은 부산은행이 경쟁력을 갖고 몸집을 키울 수 있는 해법은 디지털과 글로벌에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디지털과 해외 사업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미 방 행장은 해외 부문에서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9년 당시 부산은행장이던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해외사업 전략을 뒷받침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난징지점이 문을 열기 전 6개월 동안 현지를 7번 찾아 개소를 이끌어낸 일화는 행내에서 유명하다.

취임 후 첫 출장지로 선택한 곳 역시 중국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중국 칭다오와 난징을 찾아 칭다오 농상은행, 난징은행과 잇따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으로 부산은행은 중국 현지 전략적 파트너 확대와 동시에 현지 사업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남아 시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 행장은 호찌민지점과 하노이사무소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을 글로벌 거점센터로 전환할 방침이다.

영업 구역의 한계는 디지털로 극복한다는 각오다. 은행의 영업 중심이 비대면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환은 지역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도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봤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 기업과 개인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고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미래형 점포 '디지털 플레이스'를 개설하고, 지방은행 최초로 만 7~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뱅킹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