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지웨이 "부실채권 심각해지면 재정지원"
2016-03-08 13:16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은행 부실채권(NPL) 급증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여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당국의 설명에도 여전히 우려는 걷혀지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은행 부실채권이 완만한 속도로 늘고 있으나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대주주인 국유은행들이라고 해서 그들을 특별대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에 대해 아주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우 부장은 "부실채권 증가로 금융시스템이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엄중한 상황은 아니다"며 "정부가 지원할 수도 있으며, 일부 부실채권은 증권화해 매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67%로 증가했으며, 이는 10년 만에 최고치라고 밝혔다. 이는 2014년 12월(1.25%)보다 0.42% 포인트 높은 것으로 2013년 3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말 부실채권 총액도 1조2744억 위안으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총액기준으로 부실채권은 2012년 1분기 이래 16개 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부실채권 비율이 2∼3%에 달할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성장률둔화와 고질적인 과잉생산으로 인해 기업들의 채산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비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둥팡(東方)자산관리공사가 추정한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2조위안 가량이며, 부실채권 비율은 2%이상이었다. 또 국무원발전연구센터의 우칭(吳慶) 연구원은 "2014년에 금융 당국이 부실채권 문제에 주목했지만, 작년에도 금융기관들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아 올해 부실채권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 중국 당국이 급증세인 부실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부실채권을 증권화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공상은행 등 일부 은행이 규제 당국에 대손충당금 비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16일 중국 국무원이 은행권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부실 채권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부실 채권 대손충당금 비율은 최소 150%이며, 일부 대형은행은 이 비율을 120% 선까지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