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도둑 결혼사진에 찍혀 덜미…가족인 척 범행
2016-03-07 10:18
축의금 절도로만 전과 14범…접수대 혼잡 틈타 범행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결혼식장에서 가족행세를 하며 축의금을 빼돌린 도둑이 결혼사진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결혼식장서 축의금을 훔친 김씨(59)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사결과 김씨는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턴 것만으로 전과 14범이었으며, 접수대가 가장 붐비는 예식 시작 직전에 가족 행세를 하며 봉투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이러한 범죄는 결혼식을 한 A(34)씨가 신혼여행 후 축의금 명부와 봉투의 갯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축의금을 냈다는 동료의 봉투가 확인돼지 않자 누군가 축의금을 빼돌렸다고 확신한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예식장에 접수대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초반 경찰 수사는 난관에 빠졌다. 다행히 A씨가 고용한 웨딩촬영 기사가 축의금 접수대 풍경을 무심코 찍어둔 사진들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경찰은 이 중년 남성을 같은 수법의 전과자와 대조해 김모(59)씨를 용의자로 특정, 지난달 26일 서초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가 A씨의 결혼식장에서 훔친 봉투만 13개, 100여만원 상당에 이르렀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결혼식장에서 축의금 70여만원을 훔쳐 다른 경찰서의 추적도 받고 있었다.
그는 축의금의 경우 명부와 실제 액수가 맞지 않아도 하객에게 실제 돈을 냈는지 따져 묻기가 쉽지 않고, '경사'라는 이유로 피해 신고를 꺼리는 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