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주 초 독자 대북제재 발표…해운 제재·WMD 관련 인물 추가

2016-03-06 15:38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2270호)에 이어 이번주 초 우리 정부도 독자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정부가 발표하는 독자 대북제재에는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해운 제재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하는 단체와 인물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독자 대북제재는 금주 초 총리실에서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사진=신화통신]

독자 대북제재 방안에는 외교부와 통일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고 있어 총리실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지난달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더해 취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양자 제재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대북제재 중 실효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는 방안은 해운 제재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북한 선박은 지금도 국내에 입항할 수 없고, 우리 해역을 통과할 수도 없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고,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 소유인 '편의치적 선박'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한과 러시아 3국 간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연탄 등 러시아 제품을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선박에 옮겨실어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이다.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 중 북한의 외화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서기실과 그 책임자로 알려진 김여정(29)이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여정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이다.

미국이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최고 국가기관인 국방위원회와 북한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우리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도 올릴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한 이후 개성공단 자금의 70%가 당 서기실로 유입되고, 이 자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쓰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제재대상 추가 지정의 실효성에 대해 "가장 중요한 효과는 이 사람(단체)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지하는 것"이라며 "우리와 하는 거래는 당연히 법적으로 차단되는 것이고, 국제적으로 여러 거래가 차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가 발표하는 독자 대북제재 방안에는 5·24 대북제재 조치 엄격 적용과 대북 물자반출 통제 강화 등의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