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1의 가치는?
2016-03-06 13:36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양산업체의 고성능 버전을 말할 때 AMG는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다. 메르세데스-AMG로 독립된 후에는 고성능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고성능 쿠페인 GT S 에디션-1이다. 지금은 단종된 SLS 쿠페·로드스터를 대신해 AMG 라인업의 이미지 리딩 역할을 하는 차다.
차체는 로드스터의 계보를 잇는 듯 보닛이 상당히 길게 설계됐다. 이 때문에 탑승객은 앞바퀴보다 뒷바퀴에 더 가까운 위치에 놓이게 된다. 뒷모습은 포르쉐 911과 비슷한 느낌이다.
낮은 차체는 아무나 타지 말라는 듯 타고 내리기가 까다롭다. 운전석은 경주차 분위기 그대로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기어 레버가 너무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 중 변속은 패들 시프트로 가능하긴 하지만, 기어 레버가 손이 닿는 곳에 있지 않고 상당히 뒤쪽에 배치돼 있어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커맨드 컨트롤러를 앞에 놓고 그 뒤에 기어 레버를 배치한 탓이다. 독특한 맛은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떨어진다.
GT S 에디션-1은 새로 개발한 510마력의 V8 엔진을 얹었다. 585마력의 S63 AMG나 557마력의 E63 AMG보다는 다소 낮은 출력이다. 그러나 S63 AMG나 E63 AMG가 5.5ℓ의 배기량인 데 비해 GT S 에디션-1은 4.0ℓ 배기량으로 내는 출력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메르세데스-벤츠는 6.2ℓ의 엄청난 배기량을 지닌 자연흡기 엔진을 AMG 라인업에 얹은 바 있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운사이징을 하고 있다. GT S 에디션-1도 그런 흐름을 반영한 차다.
정지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의 경우 E63 AMG가 3.7초이고 GT S 에디션-1은 3.8초, S63 AMG는 4초를 기록한다. 체감 가속력은 GT S 에디션-1이 단연 우월하다. 다만 겨울철에 진행된 시승임에도 시승차가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던 탓에 제 성능을 다 끌어내지 못했다. 경쟁 브랜드인 BMW만 해도 겨울에 운영하는 시승차는 전부 윈터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과 비교된다.
주행 모드는 콤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세 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콤포트에서는 서스펜션이 상대적으로 푹신하게,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가장 단단하게 세팅된다. 가속감각은 배기음이 끓어 넘치는 스포츠 플러스에서 극대화된다.
차체를 경량화하고,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연비는 도심 6.5㎞/ℓ에 그친다. 경제성보다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5.5㎞/ℓ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1은 지난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타본 적이 있다. 당시 트랙을 펄펄 날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일반도로에서 매일 타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다. 고성능을 즐기는 대가는 2억1620만원. 실용성과 고성능을 함께 원하는 이라면 E63 AMG(1억3470만원)를 고르는 게 더 나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