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악몽’ 떨치나…세계 최초 FLNG 건조
2016-03-06 09:00
거제서 명명식 개최…4월 말 최종 인도 후 연간 120만t 액화천연가스 생산
4일 방문한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는 지난해 엄청난 영업손실과 세 차례의 화재 등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보다 활력있는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세계 최초로 건조한 ‘바다의 액화천연가스(LNG)공장’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명명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완 즈키플리 완 아리핀 페트로나스 회장을 비롯한 내외귀빈 100명이 참석했다. 설비명은 ‘PFLNG 사투(PFLNG SATU, 이하 페트로나스 FLNG)' 로 정해졌다.
FLNG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사가 2012년 6월 발주했다. 길이만 365m, 넓이는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큰 ‘거대한 공장’이 완성된 것이다. 설비 전체무게가 12만t, FLNG 상부에 설치된 LNG 생산구조물 무게만 4만6000t에 달한다.
선체부분에는 최대 18만㎥의 액화천연가스와 2만㎥의 컨덴세이트(가스전에서 나오는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액화천연가스 18만㎥는 우리나라가 3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FLNG는 해저 가스전으로부터 채굴한 천연가스를 정제, 액화, 저장하는 설비를 갖춘 부유식 해상 설비로 기존 천연가스 생산방식에 비해 생산 절차를 줄일 수 있어 생산비용이 저렴하다.
특히 페트로나스 FLNG는 전 세계 최초로 신조된 FLNG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정 사장은 “신성장동력인 FLNG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건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명명식은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전통의 LNG 기술 명가인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도 LNG 분야의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페트로나스 FLNG는 오는 4월말 선주측에 최종 인도된다. 인도 후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유전에 투입돼 연간 최대 120만t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 실적 반등 계기 마련 기대감 고조…저유가 기조 장기화 변수
페트로나스 FLNG 건조를 계기로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악몽’에서 벗어날지 관심사다. FLNG는 이동이 가능해 언뜻보면 큰 배로 보이지만, 해양플랜트의 일종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분야임에도, 글로벌 유가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최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 영업손실은 5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정설이다.
정 사장은 “기름값이 낮은 상황에서 오일회사들이 새로운 필드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FLNG는 해상에서 생산, 액화, 정제, 저장 및 하역 등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둔 ‘All in One’ 콘셉트 설비로 기존 게임을 바꾸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명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올 1분기에는 스스로 노력한 것들이 반영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1분기 턴어라운드(흑자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체결된 파리협정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된 점도 향후 FLNG 해양플랜트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클린 에너지로 LNG가 주목 받으면서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영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FLNG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