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천고가 대형 케이블 파손 원인, 빗물에 부식 추정

2016-02-22 18:08
서울시, 유사공법 교량도 점검…교통난에 길음∼사근IC 신호 운영 개선
시공 당시 '획기적 안전공법' 평가…부실공사 여부도 조사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안전상의 문제로 차량이 통제된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의 케이블 파손 원인은 빗물 유입에 따른 부식으로 추정됐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22일 오후 정릉천고가 통제에 관련해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량을 지지하는 PC강선이 모인 박스 위 설치된 에어벤트(압력배출구)로 빗물이 유입돼 외부 강선이 녹슬고 끊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는 부식 진행 정도를 살피기 위해 PC박스 안에 내시경을 넣어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1999년 교량을 시공한 동부건설과 한진건설이 PC강선 내 시멘트풀을 제대로 채우지 않아 빗물이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조사할 방침이다.

정릉천고가에는 내부 8개와 외부 12개 등 총 20개 텐던이 설치됐다. 1개 텐던은 15개 PC강선으로 구성된다.

앞서 시는 17일 오후 5시 텐던 1개의 파손을 발견한 후 긴급 점검을 통해 왼쪽 외부 텐던 5개 중 2개에서 PC강선 75개 중 7개가 끊어진 것을 확인했다. PC강선은 교량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허용치 이상 끊어지면 교량 붕괴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고가의 차량 통행을 금지한 데 이어 정릉천고가와 비슷한 PSC교량 공법으로 시공된 강변북로 서호교와 두모교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PSC공법은 고가를 받치는 박스 형태 구조물을 속이 텅 빈 거대한 콘크리트로 만든 뒤, 콘크리트 상자를 텐던 총 10개로 지지하는 방식이다.

정릉천고가는 PSC 공법을 차용하면서도 내·외부 강선을 혼합해 시공한 서울의 유일한 교량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하상우(54세) 대신이엔지 대표는 PSC공법은 완공 당시 획기적 공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사교량 점검에는 서울시 안전자문단과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이 나선다. 시는 이날 정릉천고가 좌측 장력을 측정하고 우측 텐던 덮개를 제거한 후 강선 손상을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차량 통행 재개를 위한 임시 교각도 설계를 마쳐 곧 착공할 계획이다.

시는 임시 교각 설치에 1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체 교량 보수에 총 3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공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