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특화증권사 잡아라' 증권사별 전략은?

2016-02-17 15:16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중기 특화 금융투자 회사 운영 지침 제정안'을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중기특화증권사 신청을 받고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늦어도 4월 초 5개 내외의 증권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중기 특화 증권사 지정제도는 기업금융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해 중소·벤처기업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순자본 비율 100% 미만 증권사는 중기 특화 금융투자회사 지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정 유효기간은 2년이며 지정 1년 후 평가를 통해 실적이 미진한 1~2개사는 탈락될 수 있다.

중기 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 신용보증기금 신보‧기보의 채권담보부채권(P-CBO) 의 발행 인수자 요건(총자산·자기자본)이 면제되고 선정평가에 가산점이 부여된다. 성장사다리펀드와 산업은행 정책펀드 운용사 선정시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도 라이선스를 따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지정이 확실시 된 IBK투자증권을 외에 KTB투자증권·KB투자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골든브릿지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을 포함한 10여개 증권사가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코넥스 지정자문인 부문에서 업계 최고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2013년 코넥스 시장 개장 이후 IBK가 상장 자문을 맡은 기업은 글로벌광통신·인산가·노브메타파마 등 총 23개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은 계열사 KTB네트워크와 KTB PE가 가진 30년 이상의 벤처투자·인수합병(M&A) 업력을 바탕으로 한 중소·중견기업과의 폭 넓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 회사는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실적은 많지 않지만 KTB네트워크와 KTB PE의 투자를 통해 NEW·테라세미콘·LIG넥스원·컴투스·중국 입시전문학원 쉐얼스에듀(Xueersi) 등 국내외 19개 기업을 상장시킨 바 있다.

KB투자증권은 코넥스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성장 지원 및 IPO를 통한 회수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10개 기업을 코넥스시장에 상장시켜 업계 1위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2년 간 중소기업 대상 IPO 및 스팩 합병을 통한 공모금액 규모는 2275억원에 달한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인베스트먼트와 협업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창업부터 성장· 회수시장에 이르는 전 영역을 아우르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투자자 유치와 중국시장 진출 등 중국관련사업 특화 증권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겠다는 각오다.

회사 관계자는 "다수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한 자회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협력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과 M&A 등 중소기업 기업금융 업무에 특화된 증권사로서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중형사 가운데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5건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3166억원의 인수 실적을 기록했다. 2013년(6건·463억원), 2014년(12건·980억원)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해 9월에는 ELB(주식연계증권) 시장에서 현대상선이 발행하는 공모 형태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대표주관을 맡아 45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기 특화 증권사 지정제도 도입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투자은행(IB)업무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중소‧벤처기업 투자 후 회수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