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부분파업 앞두고 9개월만에 임단협 잠정합의

2016-02-15 14:14

금호타이어 임단협 일지.[사진=금호타이어]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금호타이어 노사가 부분파업을 앞두고 9개월만에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1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새벽에 열린 34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했다. 주요 합의내용은 △임금인상 정액 1180원+정률 2.76%(평균 4.6%) △임금피크제 2016년 단체교섭 합의 후 2017년 도입 △일시금 300만원 지급 △노사공동선언문 및 노사공동실천합의서 체결 등이다.

앞서 노조는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이날부터 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업계는 금호타이어가 막판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로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노사의 임단협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협의를 하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최장기간 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도 해가 넘긴 8개월만에 임단협을 마무리한 금호타이어는 올해도 9개월이 걸렸다. 쟁점이던 임금피크제는 올해 임단협 이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임금피크제를 전제로 사측이 지급하기로 했던 일시금 300만원은 올해 지급된다. 노측은 품질향상 격려금 명목으로 350만원 이상을 요구했지만, 임금피크제를 1년 연기하고 300만원을 받는 것으로 한 발 물러섰다.

임금인상을 놓고 사측과 노측은 줄다리기는 결국 사측의 평균 4.6% 인상으로 매듭지었다. 이는 사측이 주장한 2950원(평균 약 4.6%) 임금 정액 인상이 거의 반영된 것으로, 노측은 금액은 유사하지만 일부 정률 인상한 것으로 만족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오랫동안 노사 협상을 해오면서 피로감이 쌓였다. 또 다시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임단협 잠정합의 도출에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낸 만큼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 짓고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협상 타결 직후 '임금피크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노사는 이와 함께 ‘노사공동선언문’과 ‘노사공동실천합의서’를 맺고 품질·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임단협은 노조원 과반수 투표만 통과하면 마무리된다.

임단협이라는 큰 산을 넘긴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은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2분기 가동되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정상화를 비롯해 경영 정상화를 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채권단은 지난 11일 주식 매각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크레디트 스위스를 선정했다. 오는 3월부터는 타당성 조사를 개시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파업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1.6% 감소한 3조395억원, 영업이익은 58.1% 급감한 1499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