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강남에 전셋집 마련하려면...한 푼도 안쓰고 8년 걸려
2016-02-11 09:19
1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 2015년 12월 시세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78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연 평균 소득(5321만7036원)의 무려 7.1배에 달한다.
서울에서도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북권 전셋값은 3억54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소득 기준, 전세금을 모으기까지 5.7년이 소요된다. 강남권은 전셋값이 4억3886만원으로 8.2년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4.2년, 대구 3.7년 인천·부산·울산 3.1년, 광주·대전·경남 2.7년, 충남 2.5년, 경북 2.4년 세종·충북 2.2년 전북 2년 강원 1.9년 전남 1.6년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조사된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대체로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서울의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전년(6.1년) 대비 무려 1년이나 늘었다. 이는 국민은행이 평균 전세가격 조사를 시작한 2011년 5.4년이었던 것에서 2012년 5.3년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5.7년, 2014년 6.1년으로 해마다 0.4년씩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큰 증가폭이다.
비단 서울뿐 아니라 경기(0.5년), 부산(0.5년), 인천(0.5년), 대구(0.5년)도 각각 0.5년씩 늘며 예년 대비 전세자금 마련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세 자금 마련기간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소득이 증가하는 것 보다 전세금이 증가하는 폭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014년 5210만원에서 5322만원으로 2.1%증가한 데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억1864만원에서 3억7800만원으로 무려 18.63%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모으기가 힘들다 보니 탈서울 행렬은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로 들어온 인구(전입)가 158만9000명인 반면, 떠난 인구(전출)는 172만7000명으로 13만여명이 더 많았다.
서울 순유출 인구의 61.8%인 8만5000명은 '주택'을 이동 사유로 들었다. 전세난에 지쳐 주택을 사는 쪽으로 돌아선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시장 온기로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탈서울' 추세는 탄력을 받았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컨텐츠본부 과장은 "전세금 상승폭이 큰 이유는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해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세물건이 귀해 진 것이 주 요인"이라며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사업 진행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 역시 전세물건 부족 및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