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부담 약 20% 저렴한 상품 연이어 출시···해지환급금도 줄여

2016-02-08 14:53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보험료가 20% 가량 저렴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하고 있다. 다만, 해약 시 지급받는 해지환급금도 동시에 낮췄다. 

저금리 여파가 지속되면서 종신보험과 같은 장기상품의 보험료 부담이 커져 이같이 새로운 구조를 갖춘 상품이 향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해약환급금이 적거나 없는 보험상품 출시를 허용한 이후 보험료 부담을 낮춘 종신보험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5월 관련 규정 개정을 입법예고하면서 해지환급금을 줄여 보험료를 낮춘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한 외국계 생명보험사가 두 달 후 관련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ING생명이 출시한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보험료 납입기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되돌려주는 해약환급금을 줄인 대신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줄였다.

이같은 상품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일본 등지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었다.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 큰 인기를 끌자 동양, 신한 등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이와 흡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보험료 부담을 낮춘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가 종신보험과 같은 금리연동형 보장성 보험의 경우 최저 해지환급금을 보장하도록 한 것은 이중규제라며 규제완화를 요구했고, 금융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상품의 등장이 가능했다.

규제 완화에 따라 지난해 10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해지환급금 적립 방식을 바꿔 보험료 부담을 낮춘 '통합유니버설프라임종신보험'과 ‘내마음같은교보CI보험’을 각각 선보였다.

해지환급금을 미리 확정된 예정이율(예상수익률)로 쌓아 보증하는 기존의 종신보험이나 CI보험과 달리 해지환급금을 공시이율로 적립하는 방식을 도입해 보험료를 20%까지 내린 것이다.

이들 상품은 저금리 기조로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보험료 부담을 오히려 낮춤으로써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지난 4일 금융위 주최로 열린 '금융개혁 과제 사업화·상품화 토론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이 소비자가 요구하는 상품출시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보험상품은 보험료가 낮은 대신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기존 상품과 비교해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보험료가 싸다고 가입했다가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 기존 방식의 보험에 가입했을 때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보험사나 설계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완전 판매 위험도 커진다. 위험이 있다 보니 금융위는 규제 완화를 하면서 중도해지를 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입자에게 별도 확인서 등을 통해 미리 명확히 알리는 장치를 마련하라고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상품과 비교할 때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오랜 기간 유지해야 유리해지기 때문에 가입에 더욱 신중해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