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마이너스 금리…전세계는 디플레이션과 전쟁중

2016-01-31 14:14
일본·유럽 등 양적완화 정책 지속될 듯
환율정책 촉발 우려…"글로벌 경제에 악영향"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전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 지난 29일 기습적인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발표했으며, 유럽 중앙은행 역시 3월에 계속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벗어나고자 마이너스 금리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일본…유럽은 마이너스 금리 폭 늘릴 듯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2% 물가상승률 달성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며 유가 급락과 신흥국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로다 총재는 추가조치 가능성도 언급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일본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상승하면서 환호했다. 당일 미국 다우존스와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각각 2.5%, 2.6% 상승한 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와 중국 상하이 지수 역시 2.80%, 3.09% 오른 채 장을 종료했다.

일본 내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기업의 자금조달이 증가하고 엔저효과를 통해 기업의 실적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조치는 유럽의 디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가 강세를 띨 경우 유럽 각 국의 수출품은 더욱 비싸지지만, 수입물가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물가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결국 3월의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위원회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12월의 0.2%에서 1월 0.4%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CNN 머니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0.4%까지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 전세계 환율전쟁 우려…"금융시장 혼란 커질 것" 

그러나 이같은 각국의 금리인하 전쟁이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가급락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내세워도 물가가 기대치만큼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다음에 쓸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CNBC는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전략가의 발언을 인용, 이번 BOJ의 결정은 '경제적 가미가제(자폭행위)'와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부크바 전략가는 "이번 조치는 현재까지 BOJ가 추진해왔던 양적완화 정책이 결국은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세계 시장을 엉망진창인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각국의 환율전쟁을 부추겨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앵거스 니콜슨 IG 전략가는 “엔화 약세는 곧 중국의 위안화 절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각국 통화 전쟁이 일어나 세계 금융 전반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 역시 유로화 강세를 의식한 유럽은행이 추가 금리인하 폭을 예상보다 크게 키워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