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무부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4조8000억원 유용 정황"
2016-01-30 18:27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스위스 당국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위스 법무부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가 약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의 자금을 유용한 의혹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라우버 스위스 법무부 장관은 "유용된 돈의 일부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말레이시아 전·현직 관리 소유의 스위스 계좌로 흘러들어갔으나, 1MDB는 지금까지 이에 대해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에 조사 협조를 요청했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벌이려고 2009년 설립한 것으로, 나집 총리는 1MDB 펀드의 자문위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법무부는 2013년 총선을 앞두고 1MDB와 관련된 중동 국부펀드의 스위스 은행 계좌 등을 통해 나집 총리 계좌에 6억8100만 달러(약 8천200억원)가 입금된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말레이시아 법무부 장관이 교체됐고, 후임 법무부 장관은 이 자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합법적인 기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1MDB의 부패, 공공이득 부정 관리, 자금 세탁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나집 총리가 연루된 1MDB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