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IS 대량으로 위조여권 생산"…그리스 "감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2016-01-26 10:27

 

지난 파리테러 때 테러범 중 한 명이 사용한 위조여권 [사진=위조여권]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위조여권을 대량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BC뉴스는 프랑스의 고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IS가 위조 여권을 생산하는 산업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내부무 장관인 베르나르 카즈뇌브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이라크, 리비야 등지에서 IS가 활동 중"이며, "이러한 조직들이 공()여권을 모아서 위조 여권을 만드는 산업체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명을 내고 유럽의 각국 고위직 관료들이 조만간 만나서 위조 여권으로 유럽 연합국에 입국하는 것을 시도하는 이들을 잡는 방안에 대해서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가 위조여권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한 것은 프랑스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미국 정보기관은 17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내고 IS가 최소한 지난해 여름부터 시리아 국적용 위조 여권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이 보고서는 “17개월도 더 전에 락까 등 IS군이 시리아 주요 도시를 점령한 뒤, IS가 통제하는 도시에서 발급된 여권으로 시리아인들이 미국으로 여행 오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러한 정보가 "비교적 신뢰할만하다"고 밝혀 단순 추측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특히나 IS 조직원들이 시리아나 이라크의 난민으로 위장하고 위조여권을 이용해서 유럽으로 합법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IS가 위조여권을 생산하는 것은 큰 문제라는 게 유럽 각국의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 발생했던 파리테러 당시, 테러범 가운데 최소 2명이 위조 여권을 가지고 난민들 틈에 섞여 그리스를 통해 유럽 본토로  들어온 것으로 프랑스 보안당국은 보고 있다.

위조여권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유럽 각국의 눈은 그리스로 향하고 있다. 매일 수천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그리스를 통해서 유럽 본토로 입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가 난민의 신원확인과 더불어서 위조 여권을 제대로 감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수많은 난민들이 쏟아 들어오는데 이를 하나하나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리스의 내무부 장관인 니코스 토스카스는 난민의 신원확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도 "수많은 위조 문서들이 중동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아무리 좋은 위조 여권 감식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그리스의 위조여권 감별을 도울 구체적인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단, 유럽형사경찰기구 유로폴은 위조 여권 전문 감별사들을 그리스로 파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