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넘어 바이오까지… 한국, 기회 삼아야

2016-01-26 10:55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휴대폰에 이어 드론, 심지어 반도체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바이오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국내 기업으로서는 장기적으로 중국과 경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살려 빠른 기술 선점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해야하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듀폰과 다우의 합병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까지 기술 융합을 시도하며 바이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7대 전략적 신흥 산업 및 중국제조 2025 정책의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 기술을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중국 정부 및 민간 자본의 펀딩이 증가해 관련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BGI는 2013년 세계적 DNA 염기 서열 분석회사인 컴플리트 게노믹스를 1억1800만달러에 인수하고, 미국 빌게이츠 재단과 쌀 게놈 염기 서열, 암 게놈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 대형 화학 회사인 켐차이나는 지난해 세계 최대 농약 회사 중 하나인 신젠타를 420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활발하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R&D 투자금은 2010년 34억달러에서 2014년 89억달러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중국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의 국제 논문 게재건수는 최근 4년 사이 100%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 투자는 국내 기업에 중장기적인 리스크지만, 기술 제휴 또는 수출 등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국내 정부는 2024년 세계 바이오 시장이 반도체 등 국내 3대 수출 품목의 전체 시장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바이오 기술은 세계 평균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중국 정부는 이 분야의 낙후된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 특허 구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또 고령화로 인해 의약품·바이오 등의 수요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그룹도 바이오를 핵심 신사업으로 정하고, 기술 사업화 및 매출 확대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은 올해 바이오 분야 매출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 중이다.

SK도 5대 성장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선정하고, SK바이오팜의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다수의 백신 상업화에 돌입하며 수익창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이다.

LG그룹도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LG생명과학과 함께 농업 분야의 바이오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GS는 에너지 분야의 바이오 사업에 주력해 바이오매스 및 바이오부탄올 등의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응용제품 확대까지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