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천만원 고연봉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연봉 37% 인상”요구…10년만에 파업할까?
2016-01-24 14:37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평균 연봉 1억4000만원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KPU)가 ‘연봉 37%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과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이에 10년만에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2015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조합원 1085명 중 886명(81.7%)이 참석했다. 또 대한항공 조종사 새노조(KAPU) 조합원 23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0월27일부터 12월28일까지 5차에 걸쳐 임금 협상을 했다. 하지만 일반 노조와 형평을 주장하며 1.9% 임금 인상을 제시한 사측과 37% 인상을 주장한 노조는 서로 상반된 입장만 확인하고 협상을 진척시키지 못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의 막무가내식 임금인상 요구는 파업을 염두에 두고 갈등과 대결구도를 만들어 냈다. 파업이 진행되면 20~30% 항공편이 결항돼 승객이 불편을 겪고, 물질적인 피해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PU는 노조 게시판에 “지난 수년 동안 대한항공 조종사의 임금인상률이 낮았으며, 해외 항공사와의 임금수준 격차, 회사의 수용가능성 등을 고려해 임금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한다면 지난 2005년 12월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진행됐던 조종사 노조의 파업 이후 약 10년 만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당시 파업으로 1569편의 항공편 중 979편이 결항돼 결항률 62%(국내선 여객 85%, 국제선 화물 75%)를 기록한 바 있다. 파업으로 인해 여객 12만9000명, 화물 9700톤의 운송에 차질이 생겼고, 추정손실액은 670억원이다.
당시 장기화될 수 있었던 파업은 노동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4일만에 끝났다. 현재는 ‘필수업무유지율’이 생겨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국제선은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 정상운행을 해야 한다.
또 외항 항공사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비중이 커져 쟁의행위를 진행하더라도 예전만큼 고객의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종사 노조가 쟁의행위 통과를 위해서는 노조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약 1085명의 KPU와 약 760명의 조종사 새 노조(KAPU)로 구성됐다. 이에 쟁의행위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KAPU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KAPU 관계자는 “나름대로 투쟁계획과 절차를 준비 중이다. 또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투표 참여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