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 유러피언투어에서 슬로 플레이로 ‘모니터링 페널티’ 받아

2016-01-22 14:30
HSBC 골프 챔피언십 첫날 그린에서 소정 시간 초과…직접 피해는 없지만, 또다시 위반시 벌금(타) 불가피

 

유러피언투어에서 올해부터 강화 적용하는 슬로 플레이 규정에 저촉돼 부담을 안게 된 조던 스피스.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유러피언투어에서 올해부터 적용한 ‘슬로 플레이 규제’에 첫 희생양이 될 뻔했다.

스피스는 2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에서 시작된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초반 이틀간 그는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6위 리키 파울러(미국)와 같은 조로 묶였다.

세 선수는 첫날 인코스에서 티오프했다. 존 파라모 투어 경기위원장은 그들이 넷째 홀(13번홀)에 다다랐을때 ‘시간 체크’를 당한다는 사실을 통고했다. 세 선수의 플레이 속도가 느리다는 뜻이다.

파라모 위원장은 이 조가 아홉째 홀(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다가설 때 스피스에게 ‘모니터링 페널티’를 부과했다. 셋 중 유독 스피스가 여덟째 홀(17번홀) 그린에서 퍼트할 때 부여된 시간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유러피언투어는 올해부터 같은 조에서 맨 먼저 플레이하는 선수에게 50초, 그 다음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는 40초의 샷 시간을 부여한다. 이 시간을 초과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파라모 위원장은 스피스가 17번홀 그린에서 플레이할 때 소정의 시간을 초과했기 때문에 모니터링 페널티를 부과한 것이다. 모니터링 페널티가 부과된 선수는 그 대회 남은 라운드에서 한 번 더 모니터링 페널티를 받을 경우 2800달러(약 34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스피스는 비록 모니터링 페널티를 부과받았지만, 그 때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다만, 2∼4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를 하면 페널티를 받게 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대해 스피스는 “우리가 그린에 있을 때 뒷조 선수들은 세컨드샷 지점에 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시간을 잰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불평했다.

보통 슬로 플레이는 앞조 선수들과 간격이 규정이상으로 벌어질 경우(아웃 오브 포지션) 감시된다. 이를테면 파3, 파4홀에서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는데 앞조가 그린을 벗어나 안보일 때, 파5홀에서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는데 앞조가 그린에 있을 때 아웃 오브 포지션으로 본다.

미국PGA투어에서는 앞뒤조가 같은 홀에 있을 경우 슬로 플레이로 보지 않고 특별한 감시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러피언투어는 다르다. 파라모 위원장은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출발할 때 앞조와 간격을 기준으로 슬로 플레이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특정홀에서 그 조가 플레이를 마칠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는데도 그 시간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앞조와의 간격 여부에 상관없이 슬로 플레이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스피스의 동반 플레이어인 매킬로이도 스피스 편을 들었다. 그는 “규칙은 상식선에서 적용돼야 하는데 투어에서 채택한 새 규정은 그렇지 않은 것같다. 앞조와 간격을 유지하고 뒷조는 오지 않은 상황에서 샷 시간을 재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인가?”고 말했다.

스피스는 첫날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와 4타차의 공동 7위다. 매킬로이는 6언더파 66타로 공동 3위에 자리잡았다.

첫날 스피스에게 일어난 해프닝이 2∼4라운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조던 스피스에게 '모니터링 페널티'를 부과한 존 파라모 유러피언투어 경기위원장. 세베 바예스테로스 생전에 나무 밑둥 근처에 파인 구멍 논쟁으로 유명하고, 톱랭커들에게도 가차없이 규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정평났다.
       [사진=R&A골프클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