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쇼크에 글로벌증시 살얼음판… 코스피 시총 94조 증발
2016-01-18 18:06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글로벌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차이나 쇼크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만 올해 들어 열흘 남짓 만에 94조원이 날아갔다. 반등 시점을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고, 국제유가는 연일 저점이 붕괴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신흥국 자금유출을 촉발하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글로벌증시 동반추락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18% 가까이 하락하면서, 같은 기간 미국 다우, 나스닥지수(-8.25%, -10.36%)와 독일 닥스지수(-11.15%), 일본 닛케이지수(-10.92%)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도 일제히 추락했다. 그나마 2015년 말 미리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만 이 기간 낙폭이 4% 남짓에 그쳤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날 2913.84로 0.44% 반등했지만, 하루 건너 등락이 뒤바뀌는 상황이다. 지수는 장중 한때 2840선까지 밀리면서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였다.
중국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셀 코리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만 유가증권시장에서 345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중국발 악재로 문을 연 새해 증시는 시가총액도 이날까지 11거래일 동안 1243조원에서 1149조원으로 94조원 감소했다.
시총 상위기업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126만원에서 112만6000원으로 11% 가까이 하락했다. 현대차도 14만900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약 7%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30달러대를 벗어나고 미국 증시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됐다"며 "다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해 하방 경직성이 확보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반등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경제 펀더멘탈이 단기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중 당국이 금융 리스크 축소 정책을 펴면서 반등할 수 힘도 약해졌고, 투자심리 회복과 증시 반등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진퇴양난
주식 및 펀드 투자자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투자금을 회수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마냥 지켜볼 수도 없는 처지이다.
저가매수 기회라는 생각도 들지만, 과감히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단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와 국내 주요 대형주들의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까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코스피는 지난 주말 상승추세 막바지에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 하락장악형 패턴으로, 하락추세대 하단을 하회하는 모습"이라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 국제유가 급락 등이 위험거래 회피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 여건을 보면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주 초반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지만 저가매수 영역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