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지난해 ‘러시아·브라질’ 판매 선방…점유율 늘린다
2016-01-17 13:45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최악의 경기 악화상황에 빠진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는 역발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늘었다.
17일 유럽기업인연합(AEB)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기아차(16만3500대), 현대차(16만1201대) 등 총 32만4701대를 판매해 러시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라다(26만9096대)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원유가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최근 유가 급락으로 2년새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났다. 경제 전체가 침체를 겪으며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160만1126대로 전년 대비 35.7%(89만187대) 감소했다.
이 중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6%와 10% 판매량이 감소하며 선방했다. 점유율도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0.2%와 10.1%로 전년 대비 2.3%포인트와 2.9%포인트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모델인 쏠라리스(11만5868대)와 리오(97만97대)가 견고한 판매세를 유지하며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판매 순위 10위권내 차 중에서 전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한 차는 쏠라리스(2위)와 리오(3위)가 유일하다.
17일 브라질자동차딜러협회(Fenabrave)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20만4679대를 판매해 2014년 23만7134대에 비해 14%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8%로 2014년 6.7%에서 1.3%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도별 브라질 판매량은 △2011년 11만4861대 △2012년 13만4938대 △2013년 21만2900대 △2014년 23만7134대 △2015년 20만4679대다. 2012년 11월 브라질 삐라씨까바에 현지 공장 가동 이후 첫 감소세다.
지난해 브라질 자동차시장에서는 약 256만대가 판매돼 전년 349만대 대비 26% 줄었다. 브라질시장의 판매 1위인 FCA그룹, 포드, GM 등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브라질 판매의 1등 공신은 전략형 차종 소형 해치백 HB20이다. HB20은 브라질 현지 자동차시장에 맞춰 바이오 연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을 적용했다. 특히 도난 방지 기능은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가 올해도 좋지 않다”며 “현대·기아차는 위기상황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시장선점 전략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