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두부·달걀 이어 음료도 가격 인상?

2016-01-19 14:06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음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식탁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음료 시장도 가격 인상으로 들썩일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코카콜라 등 일부 음료 업체들이 탄산음료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1일 소매점용 '스프라이트'(캔·페트) 가격을 평균 7.6% 이상 올렸다. 또 업소용 코카콜라(1.25ℓ, 3.6%), 스프라이트(1.5ℓ, 4%) 가격도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경쟁사들이 가격을 따라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탄산음료는 음료 제조업체들의 매출 중에서도 가장 큰 사업부문이어서, 경쟁사의 가격 인상을 따라갈 경우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국내 음료 시장은 총 5조원 규모로,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의 합산 점유율은 50~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LG생활건강과 경쟁하고 있는 롯데칠성이 값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롯데칠성은 2014년 12월 코카콜라 가격이 오른 후 다음 해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4% 올린 바 있다.

동아오츠카의 경우에도 이온음료인 '포카리스웨트'의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두 업체 모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해 초 가격 인상을 진행해 아직 인상을 검토할 시기가 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실제 식음료의 가격은 2~3년을 주기로 원·부자재 상승을 이유로 들며 인상을 진행한다. 1년 전 가격 인상을 진행한 롯데칠성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가격 인상에 따라붙었다가 소비자들에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도 "포카리스웨트 가격 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포카리스웨트의 경우 2014년 초 10% 안쪽으로 가격이 인상된 후 지금까지 같은 가격이다.

제조업체마다 가격 인상에 대해 일축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국내 식음료 제조사들은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따라나서는 일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실제 소주 시장에서도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말 출고가격을 인상한 이후로 맥키스컴퍼니, 한라산소주, 무학, 롯데주류 등이 연쇄적으로 값을 올렸다.

두부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식품은 이달 두부와 계란의 평균 가격을 각각 6.4%, 3.9%씩 인상했다. 한달 전에는 면류와 핫도그 등의 제품 가격을 올렸다.

현재 CJ제일제당과 대상 등의 경쟁 업체들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곧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원·부자재값을 핑계로 들며 식품 가격을 올렸다가는 소비자들의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