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혼자 대본을 보는데 심장이 조여오는 것처럼 무서워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김혜수가 1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tvN 새 금토드라마 '시그널'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제작 에이스토리)은 현재 방영 중인 '응답하라 1988' 후속작으로 개국 10주년을 맞는 2016년 tvN의 첫 금토드라마다.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혜수는 "원래 드라마를 할 계획이 없었다"면서 "'시그널'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영화 시나리오인 줄 알았다. 내 캐릭터는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또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 이렇게 대단한 작가인 줄 몰랐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16부작 드라마인데 애초에 모든 구성과 플랜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에 대해서는 "익숙한 드라마의 형태를 유지하지 않으면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확하게 전달한다"고 말하면서 "어떤 드라마가 될지도 정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말에 "내가 워낙 대중성, 상업성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얼마만큼 흥행할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선택한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 기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보내야 하는 시간에 내가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흥행은 그다음의 문제"라고 했다.

함께 출연하는 조진웅, 이제훈에 대해 "어떤 배우를 만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정말 달라진다. 조진웅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배우다. 이제훈은 나와 조진웅과 비교하면 연기 경험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스마트하고 성실하게 굉장히 많은 것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느껴진다. 더 많은 것이 싸인 이제훈은 얼마나 대단할까 기대된다"고 했다.

김혜수는 "기본 이상의 완성도가 보장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지 않으면 또 그 과거가 반복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 드라마적 재미를 드리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생', '성균관 스캔들'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프로파일러 박해영 역에 이제훈, 15년 차 베테랑 형사 차수현 역에 김혜수, 80년대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에 조진웅이 캐스팅됐다. 22일 오후 8시3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