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기술력 추격에 한국 기업들 中 매출ㆍ점유율 '뚝'
2016-01-13 16:39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경기의 둔화세가 장기간 진행되고, 로컬 기업의 기술력이 우리 기업의 턱밑까지 쫓아오며 국내 주력 수출산업인 전자와 자동차부문의 중국 매출액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들이 중간재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고급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삼성·LG, 중국 로컬기업 기술추격에 매출액 감소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에서 거둔 누적 순매출액은 23조41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5조5948억원 대비 8.53%가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순매출액이 28조1609억원에서 2013년 40조1512억원으로 급성장했으나, 2014년 33조264억원으로 내려서며 역성장 코스에 진입했다.
이는 매출액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중인 IM(IT‧MOBILE)부문의 부진이 이유로 꼽힌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3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7%에서 2년이 흐른 지난해 3분기 7.2%까지 추락했다. 반대로 로컬기업인 화웨이와 샤오미가 각각 1위와 2위를 나란히 기록하며 약진을 기록했다.
LG전자도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LG전자의 2012년 중국 매출액은 3조8956억원에서 2013년 3조9719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14년 들어 3조5183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도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연초 이후 3분기까지 누적 대 중국 매출액은 2조50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378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 역시 화웨이와 하이얼 등 중국 로컬기업이 낮은 가격과 기술력을 갖추며 매출액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스마트폰의 급성장세는 가격우위를 갖춘 제조역량, 안정된 부품조달체계, 통신장비·PC분야와의 시너지 등이 이유”라면서 “급성장하는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고, 차기 스마트폰시장 주도를 위해 기술 및 제품 차별화 전략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믿었던 자동차 '너마저'
현대차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 3분기까지 총 72만5000대를 판매했다. 누적 매출액은 12조8880억원이다. 이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전년동기비 10.8% 감소한 수치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전년비 21.2% 증가한 102만7000대(매출액 19조4325억원)를 판매하며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이듬해인 2014년에도 8.6% 증가한 111만5000대(19조7559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 엇갈린 모습이다.
자동차 판매부진의 이유로 중국경제의 둔화가 꼽힌다. 조철 산업연구원 실장은 지난해 ‘2015 추계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중국경제가 중속 성장시대에 접어들어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 실장은 중국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고품질, 고기능 차량을 중국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수준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는 3월 중국형 스포티지와 아반떼가 출시하면 구매세 인하효과 영향으로 중국 판매가 개선될 것”이라며 “디지털 마케팅 촉진과 금융상품 할부, 도시에 맞는 딜러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판매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부문 수출도 줄어
석유제품 수출도 중국의 수요 부진과 자급력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싱가포르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은 지속적으로 정제설비를 늘려 석유제품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2012년 8445만배럴에서 2013년 7615만배럴, 2014년 6977만배럴로 해마다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까지 6632만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유가로 수요가 개선됐지만, 중국 수출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