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리스크에 한국 산업계 연초부터 휘청…구조적 변화만이 살길
2016-01-13 15:04
아주경제 양성모·배상희 기자 = 중국증시 급락으로 인한 '차이나쇼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린 중국의 경제불안은 글로벌 경제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은 중국의 불안한 흐름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73.26포인트(2.42%) 내린 2949.60에 거래를 마치며 5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졌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장중 3000선이 붕괴되며 우려를 키웠던 상하이 증시는 이날 낙폭을 더하며 올 초 이후 16%가 급락했다.
중국증시의 불안한 흐름은 경기둔화가 현실화 된 데 따른 우려가 이유로 앞서 발표된 경제지표가 이를 대변한다. 지난 4일 발표된 중국의 12월 제조업지수는 48.2로 예상치(48.9)를 밑돌며 충격을 안겼다. 이는 10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 50을 하회한 수치다.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과 증시혼란이 이어지며 국내 산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보면 기준치(100)를 하회한 81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88), 4분기(87)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한상의는 “중국경기 둔화전망과 함께 더딘 내수회복이 전국체감경기 하락세의 이유”라고 평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에 수출부진이 심화됐다”며 “중국 경기둔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특히 전자, 철강, 자동차, 화학 대부분 주력산업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차이나쇼크'로 인한 우리 경제의 위기는 과거 사례를 찾아볼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전체 교역의 25%를 차지할만큼, 우리 경제가 중국 중심의 수출주도형 전략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기둔화로 돌아섰지만, 마땅히 대처할만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수출구조였고, 1990~2000년대부터 중국위주의 성장이 진행됐다”며 “중국의 경우 지속성장 이후 처음 맞는 경기둔화 위기인 만큼, 과거 대응 사례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부양을 통한 정부의 단기적인 대응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체질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규제개혁과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내수 서비스산업의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도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려가는 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위기상황이라기보다 선진화되는 중국 경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날로 업그레이드 되는 중국 기업에 대응해 한국 기업도 새로운 제품을 많이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이 핵심”이라며 “정부도 대중 수출전략을 기존 가공무역 정책에서 소비시장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