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패션업계는 벌써 ‘봄’

2016-01-14 07:20

 

[사진=랑콤 2016스프링컬렉션]

아주경제 한지연·안선영 기자 =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여성들의 옷차림에는 벌써 봄이 다가왔다.

올 봄 거리를 수놓을 색상은 은은한 핑크빛과 하늘색 계열이다. 빨강과 마르살라(적자주색) 등 한동안 강렬한 색상이 유행했던 과거와 대조적이다. 화장품 및 패션업계는 파스텔 톤 색상을 반영한 컬렉션을 발 빠르게 출시하면서 이같은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불황에는 강렬한 색상이 유행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성장 시대에는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안락한 색상이 더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년 올해의 색상을 선정해 발표하는 글로벌 색체연구기업인 팬톤은 2016년 컬러로 낮은 채도의 '로즈 쿼츠(페일핑크)'와 '세레니티(하늘색)'를 선택했다. 두 색 모두 파스텔 톤의 흐릿한 색상으로 평정과 치유의 색으로 불린다. 

팬톤 측은 선정 배경에 대해 "따뜻함과 청명, 침착의 느낌을 주는 색상을 통해 현대인들이 모든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바한다"고 설명했다. 팬톤이 파스텔색상을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를 활용한 패션 아이템이 대세다. 

샤넬은 2016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두가지 색상을 조합한 의상을 선보였다. 봄·여름에 어울리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에 색상을 적용했다. 프라마와 펜디, 발렌티노, 비오네, 델포조 등 디자이너 브랜드의 컬렉션에서도 이들 색상이 다양하게 활용됐다.

LG생활건강 VDL도 최근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옅은 분홍빛과 하늘색을 메인 컬러로 한 16여종의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VDL 엑스퍼트 컬러 아이북 6.4'와 '엑스퍼트 컬러 립큐브 트랜퀼리티'는 출시 3일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랑콤도 화사한 파스텔 톤의 색감을 담은 스프링 컬렉션을 내놨다. 옅은 핑크와 오렌지, 파랑 등 9가지 파스텔 컬러의 큐브로 이루어진 멀티 팔레트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을 비롯해 립글로스 쿠션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국내 패션업계에도 이같은 경향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금강제화의 '르느와르 스튜디오 플레인6'가 대표적이다. 핑크·블루 등의 파스텔 컬러가 돋보이는 '르느와르 스튜디오 플레인 6'는 여성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플랫폼, 토 오픈, 미드 힐 등 6가지 펌프스 라인으로 구성됐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경제와 사회가 불안할수록 역설적으로 밝은 색체를 선호하거나 과거의 스타일을 그리워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빛바랜 톤이 유행하면서 복고 스타일로 회귀하는 것, 시대극이나 사극 열풍이 부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팬톤이 2016년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로즈 쿼츠(페일핑크)'와 '세레니티(하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