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무현 묘역 참배…호남ㆍ친노 끌어안기

2016-01-12 15:17

12일 경남 김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헌화대에서 헌화한 뒤 분향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문병호·임내현 무소속 의원과 동행했다. [사진=김혜란 기자]


(아주경제=김해) 김혜란 기자 =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 의원은 지난 1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바로 다음 날부터 '참배정치'를 이어갔다. 

안 의원은 11일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찾았다. 국민의당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당임을 부각시키면서 중도층과 무당파를 폭넓게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민의당 측은 DJ와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며 호남과 친노(친노무현) 표도 동시에 공략했다.

이날 봉하마을 방문에는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신당에 합류한 문병호·임내현 의원도 함께했다. 안 의원 일행은 이날 9시 50분께 봉하마을에 도착했으며 국화꽃을 헌화대에 바친 뒤 분향했다. 이어 이들은 너럭바위로 이동해 묵념했다.
 

1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등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헌화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혜란 기자]


한 위원장은 참배를 마친 뒤 "대의를 위해 헌신하시고 희생하신 대통령의 숭고한 뜻을 가슴에 깊이 새겨 실천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안 의원은 메시지를 남기는 대신 한 위원장 이름 아래에 자신의 이름만 적었다. 

이후 안 의원 일행은 권 여사 사저로 이동해 30여 분간 권 여사와 만났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권 여사는 안 의원 일행에게 송편과 차를 대접하며 덕담을 건넸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와 면담 후 "여사님께 침묵하는 다수를 확실히 대변하는 새로운 정당이 있어야 더불어민주당과 동지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국민의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 과정에서 권 여사께서 서운한 점이 있을까 걱정된다는 말씀도 드렸고, 권 여사는 현재의 정부가 너무 뒤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말씀을 거듭하셨다"고 전했다.

이들은 반문(반문재인) 깃발을 들면서도 국민의당이 반친노(반친노무현) 연대 세력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안 의원은 "친노 주류를 비판했는데 봉하마을을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특정 세력을 비판한 적은 없다. 원론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다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다시 신뢰를 얻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혁신 논쟁을 하는 과정에서 말씀드린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임내현 의원도 "저희는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존경하고 사랑한다. 일부 대표 진영이 그 정신에 훼손되게 낡은 진보로 가고 있어 그 몇 분을 비판하는 것이지 정치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고, 문병호 의원도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