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은 조기 직장암도 수술 뒤 5년 이상 살펴봐야"
2016-01-12 10:36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사망할 위험이 낮은 조기 직장암 환자라도 5년 이상 추적 관찰을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완치 및 생존율은 일반적으로 5년 마다 판단하는데 조기 직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7%에 달할 정도로 다른 암종에 비해 위험성이 덜하다. 때문에 환자는 물론 의료진 역시 5년 이상 관심을 두는 경우가 드물다.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 조용범 교수·오보영 임상강사 연구팀은 1994년 10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조기 직장암을 경항문 국소절제술로 치료받은 환자 295명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경항문 국소절제술은 항문을 통해 암의 발생 부위만 선택적으로 도려내는 방식으로, 암 발생 부위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장을 절제하는 방법에 비해 통증은 물론 수술 중 사망률, 합병증 발생률 등이 낮아 조기 직장암 환자에게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다.
조용범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국소절제술로 직장암을 제거한 환자 295명은 수술 후 첫 2년간은 3개월마다, 이후 3년 동안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았다. 5년 뒤부터는 매년 한 차례씩 상태를 점검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8.3세로, 항문으로부터의 병변의 위치는 6.2cm 이었으며, 암의 크기는 1.9cm였다.
이들 환자에게서 재발이 확인된 환자는 모두 30명(10.1%)이었다. 재발 시기를 나눠봤을 때 첫 5년 사이에 재발한 경우가 83%(25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5년 이후 재발한 경우도 17%(5명)으로 적지 않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은 조직검사 결과 암이 점막하층의 심층부나 주변 림프혈관으로 침윤한 경우, 암을 절제한 부위 주변에 암 조직이 일부 남아 있었던 경우 등으로 확인됐다.
다만 5년 이후 암이 재발한 환자는 주변 장기 전이 없이 국소 재발했다. 이는 수술 후 5년이 지났다면 CT나 MRI 등 고가의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직장수지검사나 S상결장경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암의 재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용범 교수는 “조기 직장암의 경우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덜하다보니 추적관찰 기간 5년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5년이 지나서도 재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실히 알 게 된 만큼 환자나 의료진 모두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대장항문학회 학술지(Diseases of the Colon & Rectum)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