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 '핵무장론' 탄력…'사드' 배치 주장도 재점화

2016-01-08 14:32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으로 인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자체 핵무장론과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으로 인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자체 핵무장론과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주장이 새삼 탄력을 받고 있다.

북한의 이번 수소탄 실험 성공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미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했다는 판단 하에 우리도 핵무기를 배치함으로써 '전력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기존 6자회담 체제로는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인 데다 핵미사일 탐지·요격 능력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협조로 인해 6자회담 무용론까지 이른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킬체인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대응하고 있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볼 때 감시체계나 대비태세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고도화와 관련돼 우리도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확실한 대북 핵 억제 능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안 된다"며 전날에 이어 핵무장론을 거듭 설파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인 안효대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후 24년간 이어온 '대북 제재를 통한 핵 폐기 유도' 전략에서 더 나아가, 핵은 핵으로 대응하는 적극적 대북 전략으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미국의 고고도요격미사일 체제 '사드'(THAAD)를 한반도에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재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사드 배치를 적극 주장해 온 유승민 의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사드 같은 문제는 중국과 군사·외교적 마찰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4차 핵실험 직후인 지금 상황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이날 핵무장론과 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포함해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절대적으로 찬성하지만, 북한이 핵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확고한 의사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핵을 배치하느냐, 우리나라가 핵을 보유하느냐 이런 문제를 포함해 다각적인 논의를 해서 조금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섣부른 핵무장론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박계 의원인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핵확산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은 '세계 속의 한국'을 버리고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자초할 뿐"이라고 반대했다.

그는 특히 "심정적 분노와 냉정한 대응은 구분돼야 한다. 공포의 균형이 공포를 없앨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고민이 담겼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