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캐논, 올 한해 ‘엎치락 뒤치락’…삼성전자 행보에도 ‘촉각’

2015-12-29 16:37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X500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올 한해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의 희비는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갈렸다.

29일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올 한해 고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한 소니는 수량 기준으로 1월부터 5월까지 연이어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하반기에는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공 들인 캐논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간 보급형 시장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온 소니는 올 한해 전문가용 프리미엄 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최상위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RⅡ', 'A7SII'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전문가용 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가 그간 선보였던 보급형에 비해 훨씬 고가이며 주 고객층 역시 소수 전문가층에 국한되기 때문에 소니의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 점유율(수량기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 6월부터는 캐논에게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 1위의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그럼에도 소니는 미러리스 시장에서 만큼은 평균 56%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줄곧 수성하며 미러리스 카메라 강자로서의 면모를 지켰다.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를 합한 시장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2위였던 삼성전자가 주춤한 것 역시 카메라 업계 지형 재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0년 자체 개발한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시스템 'NX'를 내세우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25~30%대의 탄탄한 점유율로 1위 소니를 바짝 추격해왔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선보인 'NX500'를 끝으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럽 등 일부 해외 지사에서 카메라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가하면 최근에는 경쟁사 니콘에 카메라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외신이 보도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확인된 바 없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삼성전자 카메라를 사용하던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한해였다.

흔들리는 삼성전자 카메라 사용자를 끌어들인 곳은 캐논이었다.

캐논은 올 한해 배우 강소라를 전속 모델로 앞세워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 'EOS M10'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간 구축해온 DSLR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면서 보급형 미러리스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DSLR 사용자는 카메라 본체에 맞춰 렌즈나 주변 기기들을 구매하기 때문에 쉽게 카메라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캐논의 보급형 카메라 시장 공략은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 철수설과 맞물리면서 삼성 카메라 사용자를 끌어들이는데 주효했다.

NX 시리즈의 주력 상품인 NX500이나 NX300M 등의 가격은 온라인 기준으로 40만원부터 형성되는데 캐논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EOS M3나 EOS M10의 가격대가 이와 맞아 떨어진다. 반면, 소니가 올 한해 주력으로 밀었던 알파 시리즈는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제품으로 삼성 카메라 제품과는 큰 가격차가 난다.

이에 캐논은 지난해 니콘, 올림푸스와 함께 한자리수 대의 점유율을 형성하던 것과 달리 올해 20% 이상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2위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 4월 출시된 캐논의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 [사진=캐논 제공]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둘러싼 업계의 경쟁은 내년에도 치열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예정돼 있으며 카메라 사업부에 대한 삼성전자의 행보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캐논은 올해 선보인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과 더불어 올림픽 개최를 겨냥한 전문 사진가용 DSLR 카메라 마케팅도 함께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며, 소니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용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할 예정이다.

캐논측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DSLR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미러리스 쪽으로 더 주력했었지만 내년에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DSLR 카메라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니측 관계자는 “올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같이 고성능 카메라 쪽으로 집중해왔고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림픽 공식 스폰서는 아니지만,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