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 나영석이 그리는 30대의 쓴맛과 단맛(종합)
2015-12-29 16:05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는 20대 배우 유연석-손호준-바로의 라오스 여행, 40대 뮤지션 유희열-윤상-이적의 페루 여행에 이은 세 번째 '꽃보다 청춘'이다. 30대 배우 정상훈-조정석-정우-강하늘로 출연진을 확정, 지난달 25일 아이슬란드로 출국해 열흘간 여행했다.
나영석 PD는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의미는 거창했다. 30대로 출연진을 꾸린 이유는 이들이 아직 결승전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숱한 좌절을 거쳐 부단한 노력으로 기회를 얻고 한창 달리는 중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를 이뤄내고 인정받는 40대와 함께한 페루 편, 지금 이게 뭔지도 모르고 신나서 달리는 20대와 여행한 라오스 편과는 차별화되게 즐거움에 몸을 맡길 줄도, 사색과 고민을 하기도 하는 30대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찍어보니 전혀 그런 내용이 없다"고 토로하면서 "조정석 정우 정상훈이 달리는 버스의 문이 열리자 긴박하게 '오픈 더 도어! 오픈 더 도어!'라고 외치는 순간 거창한 의미는 찾을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멤버를 구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모두 무명 기간이 길었고 고생 끝에 현재 자리에 올라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특출난 외모로 단박에 스타가 된 케이스가 아니라 무명생활을 버티고 꾸준히 활동하면서 오랜 기간 커리어를 쌓는 노력 끝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이들이 이번 여행을 통해서 잠시 숨을 고르며 청춘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관해 이야기 했으면 했다. 그런 점들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나영석 PD는 "이 조합의 시작은 조정석었다. 조정석과 가볍게 미팅을 했는데 자연인 조정석이 아주 매력적이더라. 옆집 동생 같다고 생각했다. 좋게 보면 순둥순둥한데 나쁘게 보면 우유부단하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으냐. 굉장히 좋은 사람이나 굉장히 나쁜 사람은 없다. 해석에 따라 갈릴 뿐이다. 그런 면에서 자연인 조정석은 가장 일반적이고 편안한 인물이라고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넷의 조합이 의외라는 반응인데, 사실 이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다. 조정석과 정상훈은 뮤지컬에서, 정우와 조정석은 드라마에서 같이 연기했다. 또 정상훈과 정우는 영화를 같이 찍은 적이 있어 서로 친밀한 사이다. 강하늘 역시 이들과 작품을 함께한 절친한 동생"이라고 설명하면서 "모아놓고 보니 tvN에서 크게 활약한 배우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유가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조연출로 활동하다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를 통해 정식으로 입봉한 양정우 PD는 "전작과의 차별화 보다는 그간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출연진이 차별화를 만들어줬다. 출연진들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긍정적이다. 아이슬란드가 지금 굉장히 추워 여행하기 좋을 때가 아니었음에도 에너지가 넘쳤다. 전작과는 다른 재미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영석 PD 역시 "웃기기는 시리즈 통틀어 최고로 웃기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도 청춘이 가진 무게감을 고백하기도 했다. 나 PD는 "'꽃보다 할배'를 하다 보니 젊은이들의 여행이 궁금해져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의 시대를 사는 청춘이 견뎌야 하는 무게와 그늘이 무겁게 다가온다. 혹시 우리 프로그램이 팔자 좋은 애들이 웃고 떠드는 여행처럼 보일까 봐 걱정이자만 분명한 것은 시청자의 대리만족 또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출연진이 화려하고 이제 막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역시 여전히 치열하게 노력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방송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1월 1일 오후 9시 45분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