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체들의 격전장이 된 베트남…이마트, 호찌민에 1호점 오픈

2015-12-29 00:01
9천만 베트남 소비자 공략 시작, 철저한 현지화로 새로운 쇼핑경험 제공
2008년 진출 후 11호점 운영 중인 롯데마트와 해외 경쟁 구도 본격화

[28일(현지시간) 오픈한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베트남이 국내 유통 업체들의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가 현지에 점포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28일, 해외 점포로서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찌민시 최고 인구 밀집 지역이면서 최대 상권으로 분류되는 ‘고밥’에 2개층 총 3200평 규모로 ‘최대·최고의 고급 대형마트’를 지향하는 베트남 1호인 고밥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고밥점은 이마트의 동남아시아 첫 점포다. 국내 총생산 증가율이 6.5%에 이를만큼 성장 속도가 빠른 베트남 시장뿐 아니라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 신흥국 진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인구의 2배에 달하는 9000만 베트남 소비자의 마음 잡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이 28일 그랜드 오픈한 가운데 많은 현지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의 베트남 성공 진출 전략은 '현지화'와 'K-상품'의 접목이다.

현지화의 일환으로 인력부터 상품까지 베트남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매장 곳곳에 반영했다. 고밥점은 300명가량의 점포 인력 중 점장을 비롯해 직원의 95% 이상이 현지인들이다. 지난 3월 한국에 유학 온 베트남 대학생 4명도 정식 직원으로 채용, 현장에 배치했다.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점을 감안해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했다.

한류 상품 진출에도 남다른 신경을 섰다. 이마트 피자를 비롯해 의류 브랜드인 '데이즈'와 노브랜드 등 이마트 PB 상품도 함께 선보인다. 즉석조리 코너에서는 한국 방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밥과 통닭 등 다양한 K-푸드를 현장에서 직접 조리·판매해 차별화를 꾀했다.

가전 매장에서는 대형 가전은 물론 드론·액션캠·스마트토이·피규어 등 체험형 디지털 가전 매장인 '일렉트로마트'의 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애플과 삼성의 공식 매장도 함께 구성했다.

또 아동과 학생이 많은 고밥 신도시의 인구 성격에 어울리는 최대 규모의 유아용품 매장과 글로벌 완구 브랜드 존도 준비했다. 

이밖에 고밥점에는 베트남 현지에 부족한 전문 푸드홀(푸드코트)를 구성했으며 편의시설은 지역 성격에 맞는 ‘테마형 테넌트’를 추구했다.

베트남 유통업체 최초로 최대 규모의 키즈 스포츠 클럽 공간을 조성, 실내 축구장과 장애물 코스 통과이외에 양궁·복싱·미니카 레이싱 코너 등 300평 규모의 이색적인 키즈 전용 운동 공간도 갖췄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고밥점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쇼핑 시설과 문화를 선보여 베트남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11번째로 베트남 현지에 문을 연 '껀터점'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한편, 2008년 호찌민에 1호점을 출점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10호점의 문을 연 후 지난 10월 베트남 5개 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껀터시에 1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베트남 롯데마트의 매출은 2013년보다 55.7% 증가했다.

또 CJ그룹도 지난 1998년 최초로 베트남 대표사무소를 오픈한 이래, 주요 12개 사업 부문에서 총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2년 4월에는 호찌민에서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베트남에 제3의 CJ 를 건설한다’는 사업 비전을 선포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식품 및 문화사업을 주력으로 공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베이커리∙홈쇼핑∙극장 등의 사업분야에서 현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 제분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