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대접 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2015-12-24 10:06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 브랜드 전면 개편을 앞두고 휠라코리아는 가장 먼저 제일모직 출신 디자이너 정구호 영입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름을 유지한 채 젊은 디자인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가 정구호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진면 사장은 "정구호 부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십고초려'를 했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고심하던 정구호 부사장도 결국 김 사장의 손을 잡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 형지에스콰이아, 루이까또즈 등 국내 패션업체에서 브랜드의 콘셉트를 새롭게 잡고,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단계로 CD를 영입하고 있다.
그동안 CD 체제는 해외 명품 패션업체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경영, 기획보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CD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품에 안긴 형지에스콰이아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걸음으로 디자이너 홍승완을 총괄 CD로 영입했다.
홍 디자이너는 2016 봄·여름 시즌부터 제화 및 핸드백, 잡화 브랜드 사업의 전체 기획과 디자인을 지휘하게 된다. 상품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고 브랜드 전략을 새롭게 전개한다.
루이까또즈는 지난 3월 간호섭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를 CD로 영입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패션 시장에 발맞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간 CD는 제품 디자인과 컬렉션 화보 촬영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으며, 2016년 봄·여름 시즌에는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패션업체는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CD 체제 도입은 디자이너의 권한이 강해지고, 이를 통해 K-패션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