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중금리대출 틈새시장 공략으로 급성장···대출잔액 100억 돌파 업체 탄생

2015-12-22 15:44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핀테크 열풍과 더불어 성장한 P2P대출 시장이 중금리대출 등 틈새시장 공략으로 급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P2P업계 최초 대출잔액 100억원을 돌파한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당분간 이들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P2P대출(Peer to Peer lending)이란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대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대출업체들은 사업을 시작한지 1년 안팎으로 적게는 9배에서 많게는 200배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두업체인 ‘8퍼센트’의 누적 대출잔액은 100억원을 돌파해 100억4000만원(22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10억원을 기록한 이후 반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이다.

2위 업체인 ‘렌딧’은 현재 53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 6월 6억6000만원에 비해 대출액이 9배 정도 늘었다. 대출잔액 3위 업체인 ‘빌리’도 21억4000만원으로 지난 7월 출범 당시 1000만원에 비해 200배 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위 ‘펀다’의 대출잔액은 15억2210만원이었다. 이 또한 지난 4월 2020만원에 비해 70배 이상 성장한 결과다. 5위 ‘어니스트펀드’는 지난 18일 기준 13억2600만원으로 지난 6월 3900만원 대비 30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P2P대출 시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P2P대출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34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오는 2025년까지 1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와 저금리 기조에 맞물려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투자자들의 유동자금이 P2P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자 입장에서도 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우량한 중신용자들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한편, 스타트업의 특성상 급격한 성장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 P2P업체들이 벤처캐피탈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를 받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업 시작 후 1년 내 손익 분기점이 드러나면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핀테크라는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를 자제하는 것도 좋지만 업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대출 누적액 공시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카드론 등의 대환대출 수요로 P2P대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