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값 아이템, 랙 때문에 소실"…리니지 유저 게임업체 상대 소송

2015-12-22 10:20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온라인게임 리니지 유저가 서버 접속지연(랙) 현상 때문에 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게임 아이템을 잃어버렸다며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이태수 부장판사)는 리니지 유저 김모씨가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낸 '게임아이템 복구 등 청구의 소'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의 게임 캐릭터는 올해 2월 새벽 4시56분 게임 내에서 적을 사냥하다가 사망했다. 그러면서 갖고 있던 '+0 수정결정체 지팡이'란 아이템이 소실됐다. 이 아이템은 매우 희귀해 오프라인에서 중·대형차 값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엔씨소프트가 아이템을 복구해줘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사냥 당시 엔씨소프트의 서버 전산장애로 게임이 수초씩 끊기는 랙 현상이 발생했고, 정상 조종이 어려운 상황에서 캐릭터가 사망해 아이템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업체 서버 기록에서 김씨의 캐릭터가 죽은 시간에 다른 캐릭터 셋도 사망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어 "동 시간대 사망자 수가 그 전후 다른 시간대의 사망자 수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원고 캐릭터가 죽은 시간에 랙 현상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랙 현상이 발생했을지라도 엔씨소프트 서버의 문제가 아니라 김씨 컴퓨터의 문제일 수 있다고 봤다. 김씨는 다른 사용자가 같은 시간대에 랙 현상을 겪었다는 글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그 사용자는 김씨의 캐릭터가 사망할 때 문제없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재판부는 "게임 서버의 전산장애로 김씨의 캐릭터가 사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엔씨소프트가 아이템을 복구해줄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