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홀로 금리인상 주요경제와 따로가기

2015-12-17 18:00
환율전쟁 계속될 듯

[사진=연방준비제도이사회 트위터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은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는 여전히 지속적인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인 예금금리를 0.10%포인트 더 내리고 양적 완화 프로그램인 자산매입 시행 시한을 적어도 2017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시 추가 완화책 규모는 시장의 기대보다 작았지만 방향은 기대와 다르지 않았다. ECB는 필요하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럽의 추가 완화정책은 유로존의 물가가 여전히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ECB가 목표한 중기 물가 목표치인 '2% 바로 밑'을 크게 밑돈다. 

일본도 유럽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나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 일본이 추가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중국도 성장률 둔화를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작년 말부터 6차례 기준금리를 내리고 4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지만, 올해 목표한 성장률 7%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올해 전문가들이 예상한 중국의 성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6.9%였다. 

미국을 제외한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환율 전쟁'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본인다. 

앞서 지난 8월 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로 위안화 약세 전망은 크게 힘을 얻었다. 중국 당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환율 관리 방식을 달러화와 연동하지 않고, 무역가중치를 반영한 통화바스켓과 연동할 뜻을 시사하면서 새로운 환율전쟁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는 이미 4년 5개월만에 최저인 6.50위안을 넘어섰고, 일각에서는 내년이면 위안화가 최대 7.50위안을 넘어서면서 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중국과 수출 경쟁 관계에 놓인 아시아 신흥국들의 어려움은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무역적자폭이 커지면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는 채권·외환 전략 담당 부장은 CNBC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통화가치 하락을 크게 꺼리지 않는다. 이는 그들이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 통화가치 하락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움직임이 다른 아시아 통화 약세를 유도할 단일 요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친 화폐가치 급락에는 정부가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내년에도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환율전쟁 이슈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화는 2014년 초 이후 미 달러화에 대해 20% 이상 하락했고, 엔화도 2013년 말 들어선 아베 정부의 통화완화정책에 지난 2년 반 동안 미 달러화에 대해 30% 이상 떨어졌다.

달러 강세는 미국의 경기 회복을 반영한 것이지만 미국으로서도 반갑지만은 않다. 이는 미국의 수출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이달 의회에 출석해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추후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해야 할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