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이 조만간 자국산 원유 수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미국 하원에서 민주·공화 양당이 자국산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40년만에 해제하는 데 합의했으며 오는 17일(현지시간) 이를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원유 수출 금지 해제 조치가 포함된 세출법안에 양당 지도자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 수출 금지 조치 해제는 공화당과 정유업계에는 최우선 과제였다. 정유 업계는 수출 금지 해제가 미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꾸준히 홍보해왔다. 아울러 코노필립스 등을 포함해 12곳이 넘는 정유업계는 지난 2년간 의회에 원유 수출 금지 해제를 위한 로비를 진행했다.

더불어 셰일가스 시추 기술의 발전 덕분에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 2008년에 비해 거의 90% 가까이 급격히 증가한 점도 원유 수출 금지 해제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휘발유는 갤런당 2달러도 안 된다.

공화당의 핵심 과제인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대신 민주당은 해상 풍력 발전과 태양 에너지 사업 분야에 대한 지원 등 재생에너지 관련 법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1975년 1차 석유 파동이 발생한 이래 미국 정부는 줄곧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예외적으로 캐나다로만 수출을 허용해서 현재 하루에 크루드오일 40만 배럴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08년에 비하면 9배 증가한 양이나 미국 원유 하루 생산량의 3.8%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적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9월 원유수출 금지조치 해제는 의회가 아니라 상무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이 법안을 추진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와 공화당 의원들이 석유와 가스 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