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수출 비중 커 미국 금리인상 영향 없어
2015-12-17 00:36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1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FOMC의 금리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미국의 금리 0.25% 인상을 이미 기정사실화해서 반영한 듯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던 증시는 16일 급등하며 회복세를 나타냈고, 이날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170원대로 하락했다.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계는 드러내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기색이다.
국내 자동차의 맏형인 현대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매출액은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달까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69만8202대, 57만1577대를 대를 판매하며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금 추세로 1819만대 판매가 예상돼 2005년 1750만대를 넘어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에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미국 내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 자동차 판매 호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아반떼, K5 등 준중형 승용차와 투싼,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의 호조가 예상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경기가 어려워 지고, 러시아와 브라질 등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것은 우려 사항이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는 것에 자동차 업계에는 부정적 사항이다.
한국GM도 11월까지 총 56만534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수출은 42만417대로 73%를 차지한다. 또 CKD(반조립부품) 수출도 73만7807대이다. 즉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커서 원화약세는 환영할 일이다.
쌍용차는 북미 수출은 없지만 유럽에 소형 SUV 티볼리와 코란도, 렉스턴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원화 대비 유로화 강세는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올해 신차가 없는 가운데 11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전년과 비슷하게 약 7만대를 판매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생산한 닛산 로그가 북미 수출 10만대를 돌파하며 매출의 효자 역할을 했다.
자동차 업체 간 온도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원달러 약세 기조는 호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는 대부분 완성차 업체의 실적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 대형부품 업체들은 매출에서 현대기아차 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 미국 금리 인상에 영향이 적다.
타이어 업체들도 중국을 제외한 북미와 유럽에서 좋은 실적이 이어지고 있어 가파른 금리상승이 아닌 완만한 금리상승은 매출에 긍정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달러, 유로화 환율 등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특히 현지 생산 확대 등의 전략을 통해 환율변화에 따른 손실을 막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