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탈당 "정권교체 이룰 정치세력 만들 것"(종합)
2015-12-13 13:11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했다. 지난해 3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합당 선언을 한 뒤 새정치연합을 만들고 1년 9개월 만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안 전 대표가 탈당하면서 야권 분열이 현실화됐고, 새정치연합은 창당 2년도 안 돼 분당 위기에 직면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선언 직후 비주류인 문병호 의원이 추가 탈당을 예고하면서 이제 관심은 야당 내 탈당 합류 의원과 규모에 집중되고 있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 지형 재편이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이라고 말문을 뗀 후 "저는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난다"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저는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로 나가려고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는 "제1야당 새정치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힘이,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 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문 대표와 통화하고, 혁신 전당대회를 다시 한 번 주장했으나 문 대표 설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아침에 전화로 (문 대표를) 간곡하게 설득했지만 결국 설득에 실패한 것 같다"면서 "당이 바뀌기 위해서 혁신 전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간곡하게 설득했지만 제 능력 부족 탓에 설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전날(12일) 문 대표는 심야에 안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 극적 담판을 시도했지만 안 전 대표가 만남을 거부해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설득을 위한 어떤 새로운 제안도 갖고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야기가 짧게밖에 진행되지 못했다"며 "그래서 아침에 최대한 설득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신당 창당 계획이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답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선언 직후 당내에서는 현역의원들의 연쇄 탈당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르면 내일(14일)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의원 측 관계자는 "내일(14일) 바로 (탈당)할 가능성은 좀 낮다"며 "이 주 안에는 하겠지만 '구당모임' 의원들, 호남 쪽 의원들과 상의도 해야 한다. 혼자서 (탈당 기자회견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